삼성 갤럭시S6·S6엣지가 출시된 지난 10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의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심기 특파원
삼성 갤럭시S6·S6엣지가 출시된 지난 10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스퀘어의 베스트바이 매장을 찾은 젊은이들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심기 특파원
지난 10일 오후 2시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의 유니언스퀘어. 패션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이날은 평소와 달리 전자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 앞이 더 북적였다. 대부분 20대 젊은이가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출시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S6엣지를 사기 위한 줄이었다.

이곳에서 2년째 일하고 있다는 란디 구즈먼 매니저는 “날렵한 디자인과 빠른 속도, 뛰어난 카메라 성능이 젊은이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며 “갤럭시S5 출시 때와는 확연히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자신을 뉴욕대(NYU) 학생이라고 밝힌 샤크 톰슨은 “온라인으로 주문한 S6엣지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아이폰6가 아닌 갤럭시S6엣지를 산 이유를 묻자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중 최고의 제품인데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곳에서 10여블록 떨어진 소호 거리의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체험관) 앞에도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를 통해 갤럭시S6 사용기를 읽은 뒤 구매에 앞서 제품을 직접 체험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삼성이 이번에 놀랄 만한 일을 해냈다”

"다시 아이폰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갤럭시S6엣지 美서 흥행돌풍 예감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이날 구입한 S6와 S6엣지로 인증샷을 찍은 젊은이들이 사진과 함께 직접 사용 소감을 올렸다. 이 중에는 “삼성이 이번에는 놀랄 만한(amazing) 일을 해냈다”는 반응과 함께 “애플의 아이폰에서 갈아탔다”는 글이 많았다.

아이폰 충성도가 높은 미국 젊은이들을 갤럭시S6나 S6엣지로 갈아타게 만든 주 요인으론 디자인과 성능, 그중에서도 카메라 기능과 빠른 반응속도가 꼽혔다. 이들은 자신의 SNS에 “카메라와 디자인이 나를 아이폰에서 삼성으로 넘어오게 만들었다” “매력적인(gorgeous) 디자인, 나의 첫 번째 갤럭시” “내 사랑 갤럭시, 다시는 아이폰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글과 함께 S6엣지 사진을 올렸다. 구즈먼 매니저는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넘어온 구매자는 모두 S6엣지 모델을 선택했다”며 “가격은 S6보다 100달러 비싸지만 단번에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상적인 디자인이라는 점이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럭시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수요도 몰려

갤럭시S6의 흥행 돌풍은 주말까지 이어졌다. 12일 오후 맨해튼과 뉴저지를 가르는 허드슨강 근처 팰리세이즈 쇼핑몰 내 AT&T 매장에서 만난 한 매니저는 “출시 후 지난 사흘 동안 하루평균 36대의 S6를 팔았다”며 “상담 후 개통까지 최소 20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종일 거의 쉬지 않고 판매한 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사용기를 보고 온 고객도 많지만 현장에서 S6를 직접 사용해본 뒤 즉석에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알루미늄 재질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에다 외부 충격에 강한 강화유리를 사용하고, 무선충전 기능까지 갖췄다는 설명에 아이폰6를 내려놓고 S6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기존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S6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 수요도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관계자는 “기존 삼성 휴대폰을 최소 100달러 이상에 매입하고 S6로 교환해주는 판촉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제품은 공급 지연으로 판매를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갤럭시S6의 골드 색상 모델은 사진이나 외장 케이스만 보여주면서 주문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충성도가 강한 아이폰 고객을 얼마나 뺏어올 수 있을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다만 AT&T, 버라이존, T모바일, 스프린트 등 미국 4대 통신업체와 가전제품 매장 베스트바이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판촉 공세에 나서면서 기선 잡기에는 성공했다는 게 삼성 측 판단이다. 삼성의 스마트폰 미국 시장 점유율은 아이폰6의 공세에 밀려 지난해 4분기 아이폰의 절반 수준인 26%까지 떨어졌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