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12일 새벽(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당해 현지 경찰관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20분 신원 미상의 차량이 한국대사관 청사에 기관총 40여발을 발사한 뒤 도주했다. 대사관 앞 경비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내무부 소속 현지 경찰관 2명은 사망하고 1명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IS 리비아 트리폴리 지부는 사건 발생 후 2시간이 지난 새벽 3시쯤 트위터를 통해 “한국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IS 트리폴리 지부는 작년 이집트 콥트 신도 참수 사건과 올 1월 트리폴리 시내 호텔 테러 사건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단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습격 의도를 알 수 없다”며 “트위터에 한국을 겨냥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볼 때 한국대사관을 특정한 범죄라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지에 있는 한국 교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하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트리폴리 공관 임시 이전을 비롯해 철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들은 작년 6월 이슬람주의 민병대들이 트리폴리 시내를 장악한 이후 대부분 철수했으며 40여명이 남아 있다.

공관에는 교민 안전 보호를 위해 외교관 2명과 행정원 1명이 잔류해 있다. 사건 현장에는 경비 강화를 위해 외교단 경찰 소속 특수경호대원 20명이 파견됐으며 날이 밝는 대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리비아는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이슬람계와 비이슬람계 민병대 간 교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작년 이슬람계 민병대가 트리폴리를 장악한 이후 리비아 정부는 동부 도시 토브루크로 피신해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