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왼쪽)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6일 공식 후원 협약을 맺었다. 연합뉴스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왼쪽)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6일 공식 후원 협약을 맺었다.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인 삼성그룹과 손을 잡았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이 후원사로 나섬에 따라 평창조직위는 지지부진하던 기업들의 후원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평창조직위는 6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삼성그룹과 1000억원 규모의 공식 후원사 협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후원 금액은 현금 800억원과 현물 200여억원이다. 평창조직위는 2018년까지 프린터와 복합기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현물로 후원받고 성화 봉송, 문화행사, 패럴림픽 등에서 현금을 지원받게 된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도 현금 후원에 참여하고 제일모직은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의류를 지원할 계획이다.

조양호 평창조직위원장은 이날 “오늘 삼성이 평창 동계올림픽 로컬 후원사로 참여함에 따라 조직위는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게 됐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사회적 기업의 소임을 다하고자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삼성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박성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이번 협약으로 삼성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힘을 보태게 됐다”며 “이 후원으로 모든 준비가 완벽하고 순조롭게 진행돼 성공적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글로벌 파트너(TOP)인 삼성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무선통신 분야 월드와이드 후원사로 참여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8월 IOC와의 재계약을 통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까지 후원 기간을 연장하면서 무선통신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 데스크톱 등으로 후원 분야를 넓혔다.

이날 협약식으로 평창조직위의 후원 협약사는 삼성, 대한항공, KT, 영원아웃도어, 파고다어학원, 삼일회계법인 등 6곳으로 늘어났다. 삼성과의 공식 후원 계약이 이뤄짐에 따라 평창조직위는 기업 후원 목표액 41%를 달성했다. 지난주까지 평창조직위의 후원 목표액 달성은 약 30%에 그쳤다.

평창조직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후원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기업들이 삼성을 기준으로 액수를 맞추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삼성이 구체적인 규모를 정했으니 물꼬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덕분에 동계올림픽 준비가 더욱 탄력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은 지난달 3차 조정위원회에서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조직위가 기업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중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스폰서가 참여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