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반도체주 더 늘려…세방·풍산 등 자산주도 매입
삼화페인트·신대양제지 등 올해 급등한 종목은 덜어내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 미래에셋 등 주요 자산운용사는 한미반도체와 피에스케이 같은 반도체주 보유 비중을 최근 1주일 새 1%포인트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가는 옆으로 기고 있지만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후공정 장비업체인 한미반도체 주가는 이날 3개월 고점(1만8900원) 대비 11.90% 떨어진 1만665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할 것이란 전망과 엇갈리는 주가 흐름이다. 이관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모바일 반도체 수요 증가로 후공정 장비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한미반도체는 다양한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전공정 및 패키징 장비업체인 피에스케이는 드라이 스트립(반도체 식각 이후 감광액을 제거하는 장비) 제조 1위 업체다. 박기흥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드라이 스트립 시장점유율 증가로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난 1790억원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주가는 1만2050원으로 연초 대비 17.46% 떨어진 수준이다.
운용사들은 올 들어 세방 BYC 풍산홀딩스 등 현금과 부동산이 많은 자산주도 꾸준히 매수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0.7배 수준이다. PBR이 1배 이하면 시가총액이 기업의 청산가치보다 작다는 의미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업종 내에서 인기가 없는 종목 중 자산이 많거나 기업 실적 전망이 좋은 저평가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반대로 인기가 높은 고 PER(주가수익비율)·PBR 종목은 덜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가 찜한 중소형 코스닥주↑
최근 운용사들이 펀드나 고유재산에 새로 담은 중소형 코스닥주는 연초 대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운용사들은 제이브이엠 신진에스엠 디와이 테라세미콘 매일유업 NEW 코프라 등을 5% 이상 신규 취득했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이 새로 담은 제이브이엠은 이날 2월 말 저점(5만4700원)에서 18.31% 이상 오른 6만5900원에 장을 마쳤다. 매일유업과 코프라 주가도 3개월 저점 대비 30% 이상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월 이후 다원시스 지분을 6.75%에서 8.57%로 늘렸으며 이 기간 주가는 36.51% 상승했다.
반면 운용사들은 경남은행 코메론 유니퀘스트 탑금속 삼화페인트공업 지분은 5% 이하로 털어냈다. 운용사가 5% 이하로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대량보유보고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밖에 KG케미칼 종근당 이녹스 동원개발 보유 지분도 지난달에만 3~8%포인트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화페인트 주가는 1만8200원으로 지난달 16일 이후 32.36% 급등했다. 탑금속(6520원)과 신대양제지(4만원)는 3개월 저점 대비 각각 33.06%, 36.51% 올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