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투어와 국내 투어를 함께 소화할 예정인 ‘슈퍼 루키’ 김효주(20·롯데)의 대회 출전 일정이 험난할 전망이다. 김효주는 후원사가 주최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개 대회(롯데마트여자오픈, 롯데칸타타여자오픈)와 미국 LPGA투어 2개 대회(롯데챔피언십, 스윙잉스커츠클래식)에 반드시 나가야 한다. 또 지난해 우승한 KLPGA투어 5개와 미국 메이저대회 5개 등 10개 대회는 무조건 뛴다. KLPGA투어는 전년도 챔피언이 대회에 나오지 않으면 우승 상금 전액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다행히 김효주가 우승한 대회와 후원사 대회, 메이저대회 일정이 겹치지는 않지만 한·미 양국을 오가는 빠듯한 일정을 감당해야 한다.
'철녀' 김효주?…한달 두번 한·미 왕복 강행군
◆이번주부터 6주 연속 출전 ‘첫 시험대’

지난 1월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김효주는 싱가포르를 거쳐 이번주 미국에서 열리는 파운더스컵에 나가기 위해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날아갔다. 그는 미 서부에서 3주간 머물며 KIA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까지 잇따라 출전할 예정이다.

ANA인스퍼레이션이 다음달 5일 끝나면 미 LPGA투어는 한 주 쉬지만 김효주는 제주도로 날아와 KLPGA투어 개막전 롯데마트여자오픈(4월9~12일)에 참가한다. 3개월 만에 귀국했지만 집에 들를 여유조차 없다. 대회를 마치자마자 롯데챔피언십(4월15~18일)에 나가기 위해 하와이로 이동해야 한다. 이 대회는 수요일에 시작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 다음주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스윙잉스커츠클래식(4월23~26일)에 출전한다. 이번주부터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6주 연속 강행군이 김효주의 ‘한·미 양대 투어 동시 출격’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6~7월엔 4개국 오가며 강행군

6월과 7월이 최대 승부처다. 두 달간 후원사 대회 1개와 지난해 우승한 KLPGA투어 3개 대회, 미국 3개 메이저대회가 몰렸다. 게다가 이 기간에는 한국, 미국, 중국, 스코틀랜드 등 4개국을 오가며 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김효주는 6월5~7일 제주에서 열리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 참가한 뒤 미 뉴욕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여자PGA챔피언십(6월11~14일)에 나간다. 이 대회의 총상금은 350만달러로 US여자오픈(총상금 400만달러) 다음으로 많다. 이 대회를 마치고 김효주는 다시 한국으로 ‘컴백’해야 한다. 지난해 우승한 기아자동차한국여자오픈이 6월18~21일 개최된다.

이후에는 한국에 머물며 비씨카드·한국경제오픈(6월25~28일)에 출전하고 그 다음주 중국에서 열리는 금호타이어여자오픈(7월3~5일)까지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어 미국으로 건너가 US여자오픈(7월9~12일)에 출격한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김효주가 올해 신설된 12억원짜리 대회인 BMW레이디스챔피언십(7월16~19일)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국내 상금왕 타이틀 방어를 위해서는 상금이 높은 대회를 건너뛸 수 없지만 US여자오픈에서 정신적·육체적 에너지를 모두 쏟아버리면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주 하이트진로챔피언십(7월23~26일)에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가야 한다. 이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7월30일~8월2일) 출전차 스코틀랜드 턴베리로 날아간다.

◆체력과 성적이 관건

최근 박인비, 유소연도 대회가 없는 기간을 틈타 중국에서 열리는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에 출전해 우승하는 등 선수들에게 미국과 아시아를 넘나드는 일정은 흔한 일로 여겨진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루크 도널드(영국) 등 유럽 선수들은 미국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 잇달아 출전해 양대 투어 상금왕을 휩쓰는 등 활약을 펼친다.

관건은 체력과 성적이다. 체력이 뒷받침되고 초반에 우승이 빨리 나와준다면 성공적으로 양대 투어를 소화할 수 있다. 김효주는 국내 선수로선 처음 시도하는 한·미 LPGA투어 소화를 위해 지난겨울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다. 시즌 첫 대회인 혼다타일랜드 성적(공동 23위)이 그리 좋지 않았으나 다음 대회인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공동 8위에 오르며 적응력을 높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