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에 등기이사와 사외이사 1명씩을 선임해달라고 요구한 녹십자의 주주 제안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내달 20일 열릴 주총에서 제약업체끼리 이사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일동제약(사장 윤웅섭)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내달 임기가 끝나는 이정치 회장의 재선임과 사외이사 2명, 감사 2명의 신규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주주 제안으로 요구한 허재회 사외이사 후보와 김찬섭 감사 후보 관련 안건도 상정해 통과시켰다.

허 후보는 녹십자 사장을 지냈으며 김 후보는 녹십자 자회사인 녹십자셀에서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녹십자는 이달 초 “일동제약의 2대 주주(지분율 29.36%)로서 이사 선임 주주 제안은 당연한 권리”라며 사외이사와 비상근 감사 선임을 요구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녹십자의 요구에 대해 전체 주주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차원에서 주총 정식 안건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과 녹십자의 의결권 지분율 차이가 2%포인트 미만이어서 양측은 내달 주총까지 우호지분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는 현재 일동제약 주식 29.36%(735만9773주)를 보유, 일동제약 최대주주의 지분율 32.52%(815만1126주)와 3.16%포인트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는 상호출자로 인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