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낭만·체 게바라의 열정 그대로 간직한 도시, 쿠바 아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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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간의 고립…그만큼 오래된 명물 구식 자동차들
자동차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구식 자동차들은 그러나 새것처럼 반짝반짝 광이 난다. 한때 미국 부호들의 휴양지로 흥청거렸던 과거의 흔적을 담고 이 오래된 차들은 쿠바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곳곳에 세워진 각양각색의 캐딜락과 머스탱은 쿠바에서만 볼 수 있는 진기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런 진기한 풍경도 앞으로는 변화를 맞을 것이다. 지난해 말 미국이 쿠바와 53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구시가지 비헤아 지역으로 가면 시간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로크 양식의 스페인 건축과 파스텔 톤의 오래된 건물들이 유럽의 정취를 풍긴다. 파랗고 노란 색깔의 고풍스러운 2층 건물들이 광장을 ‘ㅁ’자로 감싸고 있는 비에하 광장과 둥근 아치형 기둥 사이로 자리한 카페와 레스토랑, 번화한 여행자의 거리인 오비스포 거리 등 아바나의 매력을 느낄 곳은 많다.
빨간색 터번과 꽃으로 장식한 아바나 여인들은 미소를 흘리며 여행객의 팔짱을 낀다.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줄줄이 서는 산 프란시스코 광장에는 길거리 할아버지 악단의 연주도 들리고, 사진을 함께 찍어주겠다는 아바나 여인들의 웃음소리도 들린다. 막상 그들과 사진을 찍고 나면 돈을 내야 한다. 사실 사진을 찍고 싶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 오랜 세월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여온 쿠바노들이 터득해온 생활 수단이다.
아바나의 상징 말레콘 방파제
현대적인 빌딩과 도시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으로 많은 호텔과 레스토랑, 바, 박물관, 대사관 등이 있다. 이곳에서 쿠바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얼굴을 만난다. 사실 그의 얼굴은 도시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혁명의 중심에 서 있었던 불멸의 게릴라, 바로 체 게바라다.
헤밍웨이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를 상징하는 또 다른 이름에 헤밍웨이가 있다. 그는 누구보다 쿠바를 사랑한 외국인이었다. 구시가지에 있는 암보스 문도스(Hotel de Ambos Mundos)호텔에서 머물며 집필활동을 했는데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와 몇 편의 단편을 이 호텔에서 썼다. 저녁이면 호텔에서 멀지 않은 엘 플로리디타(El Floridita) 술집에서 설탕도 넣지 않은 다이키리를 마셨고,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El Bodeguita del Meldio)’ 바에서는 모히토를 즐겨 마셨다. 스스로 “내 삶은 라 보데기타의 모히토와 엘 플로리디타의 다이키리에 존재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헤밍웨이의 흔적들
바의 끝 자리에 헤밍웨이의 동상이 있다. 동상과 사진을 찍는 일이 필수 코스다. 주말 밤에는 살사 공연도 한다.
1942년 문을 연 이곳에는 헤밍웨이뿐만 아니라 파블로 네루다 같은 전 세계의 유명인사들도 자주 들렀다.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바나(쿠바)=글·사진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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