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국영 에너지회사간 합병을 포함한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중에는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중국석유화학공사(시노펙·Sinopec)를 합병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 경우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미국 엑슨모빌을 능가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 정부 경제자문단을 통해 국영 석유회사간 통합을 포함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기위한 연구작업이 진행중이다. WSJ는 연구팀 관계자를 인용, 중국 최대석유회사인 국영 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중국 1위 정유회사인 중국석유화학공사(Sinopec시노펙)를 합병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CNPC와 시노펙의 시가총액은 2013년 말 기준으로 각각 3110억 달러와 1110억 달러로 두 회사를 합병할 경우 4220억 달러로 3940억 달러인 엑슨모빌을 능가하게 된다. 매출도 CNPC가 3613억 달러, 시노펙이 4608억달러에 달해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엑슨모빌의 4208억 달러를 훨씬 웃돌게 된다.

연구팀은 또 다른 옵션으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중국 국영 화학에너지 업체인 시노켐(Sinochem)을 합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구체적인 합병 계획이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영 에너지 기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신문은 또 시진핑 국가 주석의 취임 2년이 지나면서 국영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한 재정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중국 지도부의 판단도 통폐합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인프라와 자원, 금융 분야에서 해외자본의 유치와 민영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면서도 국영기업은 국가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시 주석도 지난해 8월 “정부는 대형 국영기업의 번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고위 관료와 학자들도 국영기업을 보다 대형화시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지도부의 판단이라고 전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