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성큼 다가왔다. 올해는 을미년 ‘청양의 해’라고 하여, 새해를 맞아 양이 부쩍 회자되고 있다. 해마다 바뀌는 12간지와 달리, 매년 설이면 바다와 하늘을 누비는 진짜 ‘새해맞이 대표 생물’이 있으니 매년 설날이면 어김없이 하늘을 수놓는 ‘가오리’가 그 주인공이다.



‘앗싸 가오리’라는 말로 즐거운 기분을 표현 할 만큼 가오리는 우리와 친숙한 해양생물 이름이다. 한자어나 외래어가 아닌 순 우리말 이름인 가오리는 골격이 질기고 탄력 있는 연골어류 가오리상목을 총칭하는 이름이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일부 대형 가오리는 약 5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으로 연처럼 펄럭이는 독특한 몸짓으로 바다 속을 헤엄친다. 무게만도 1.5톤에 이르는 거대한 몸짓 탓에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에 마련돼 있는 ‘가오리 해안 특별 수조’ 주변은 늘 관람객들의 탄성으로 가득하다. 이 곳에는 카우노즈레이(학명 Rhinoptera bonasus)를 비롯해 노랑가오리(Dasyatis akajei), 흑가오리(Dasyatis matsubarai), 얼룩매 가오리(Aetobatus narinari) 등 총 21마리의 거대한 가오리들이 푸른 물 속을 수놓는다.



가오리가 속해있는 연골어강(軟骨魚綱)목에는 전 세계 약 350여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바다 밑바닥을 낮게 헤엄쳐 다니며 대합, 굴, 조개와 작은 물고기 등을 먹고살기 때문에 납작한 몸을 가지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가오리들은 간혹 새처럼 수면 위로 점프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는데, 일부 학계에서는 가오리의 이러한 점프 동작을 번식기 구애 동작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암컷을 홀리기 위해 몸 전면을 이용해 수면을 때리면서, 최대한 커다란 소리와 물보라를 일으키는 것이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가오리 수컷들은 무리지어 다니며 암컷에게 이러한 구애의 동작을 펼치는데, 이 같은 동작에서 일찍 지친 수컷들이 떨어져 나가고 마지막에 남은 한 마리가 암컷과 교미하게 된다. 암컷은 몸 안에서 알을 수정해 몸 밖으로 새끼를 출산하며, ‘간자미’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진 새끼 가오리는 부화할 때부터 큰 몸 크기 덕에 죽는 일이 적다.







한 때 어부들 사이에선 힘을 과시하는 구애 동작 때문인지 가오리가 힘에 좋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특히 수컷 가오리의 경우, 생식기가 두 개인 탓에 동물의 성기가 정력에 좋다는 원시적 상상력 때문에 과거부터 포획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국송이 아쿠아리스트는 “수컷 가오리의 경우 항상 교미를 시도하려는 특성을 가지는데, 이 경우 암컷이 받아주지 않으면 체반을 물어뜯는 행동으로 암컷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한번 교미를 마치고 나면 보통 일부일처제를 고집하는 로맨티스트 물고기”라고 말한다.
와우스타 이슬기기자 wowsta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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