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은행은 농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은 신한은행이 가장 많이 늘었다. 내부 문제로 시끄러웠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예금과 대출 실적에서 모두 하위권을 기록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의 예금 규모는 2013년 말 140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57조원으로 16조1000억원 늘어났다. 증가액 규모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1위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발로 뛰는 경영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과의 호흡도 좋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농협에 이어 우리은행의 예금 증가액이 많았다. 2013년 말 189조8000억원에서 작년 말 205조3000억원으로 15조5000억원 늘었다. 신한은행은 12조9000억원이 늘어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하나은행은 8조6000억원, 국민은행은 8조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선 국민은행이 꼴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내분 사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했다.

대출 증가액에서는 신한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말 147조원에서 작년 말 160조원으로 13조원 늘었다. 과거 차가웠던 은행 이미지를 벗기 위해 ‘따뜻한 금융’을 내세운 것이 성과를 낸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기술금융 실적도 한몫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농협은행이 12조3000억원 늘어 2위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11조4000억원 늘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대출 부문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8조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은 3조5000억원 늘어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은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데다 외환은행과의 합병 문제로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