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기업들의 투자와 생산이 부진한 건 올해 수출에 대한 기대가 큰 폭으로 꺾인 영향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올해 한국 수출액이 최대 450억달러가량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최대 304억달러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수출액은 최대 448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액은 6322억달러 규모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전체 수출액의 약 7.1%가 증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는 미국이 각국에 10% 내외의 보편관세, 중국엔 60% 이상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다. 이처럼 수출이 감소할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29~0.6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이 흔들릴 경우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돼 내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이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5년 중견기업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의 38.7%는 전년 대비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악화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75.4%), 환율 및 금융 환경 악화(44.7%), 경쟁 심화(36.3%) 등을 꼽았다.박상용/은정진 기자
일본 상장사 시가총액 1위 도요타자동차가 처음으로 주주 우대 정책을 도입했다. 보유 주식 수와 기간에 따라 도요타그룹의 스마트폰 앱에서 쓸 수 있는 전자화폐 최대 3만엔 상당을 지급한다.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지난달 31일 기준 이 회사 주식을 100주 이상 보유한 주주 대상으로 우대 정책을 시행한다. 도요타그룹은 자동차 대출 신청 및 각종 결제용 앱 ‘TOYOTA 월렛’을 운영하는데, 보유 주식 수 등에 따라 이 앱에서 쓸 수 있는 전자화폐를 지급하기로 했다. 100주 이상·1년 미만 계속 보유하면 500엔, 1000주 이상·5년 이상 계속 보유 시 3만엔 상당을 부여한다.도요타가 출전하는 레이스 이벤트 티켓 등 추첨에도 응모할 수 있다. 올해 개최되는 세계적인 내구 레이스 대회 WEC 등 티켓을 증정한다. 도요타가 만든 토트백, 렉서스 시트 가죽을 사용한 펜 케이스 등도 제공한다.도요타 주주는 작년 3월 말 기준 94만명이 넘는다. 주주 구성으로 보면 개인 및 기타 비율은 12.6%에 그치고, 외국 법인 및 금융기관 등이 다수다. 니혼게이자이는 “주주 우대 정책은 개인 투자자 사이에 인기가 높아 도입하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새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배경이다.도쿄=김일규 특파원
지난해 말 진정되던 가계부채 급증 문제가 다시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만에 3조원 넘게 늘어나며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른 은행과 2금융권까지 합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약 5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로 인한 집값 급등세가 가계대출 수요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본지 2월 28일자 A1, 3면 참조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36조7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말과 비교해 한 달 동안 3조931억원(0.4%)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월간 증가폭은 작년 9월(5조6029억원) 후 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9월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밀하지 못한 가계부채 관리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까지 했을 정도로 가계 빚 문제가 심각하던 시기다.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2월 한 달 동안 3조3835억원(0.6%) 늘었다. 주담대 월간 증가폭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줄곧 1조~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큰 폭으로 반등했다.부동산업계와 은행권은 서울시가 지난달 12일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동·대치동·청담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것이 주담대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권 집값이 뛰고,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계약이 이뤄진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