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된 은행이다. 오랫동안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과거에는 전체 대출의 80% 이상을 중소기업 대출로 운용했지만 최근에는 그 기준이 70% 이상으로 완화됐다. 2014년 말 현재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5%다.
中企 대출증가율 꾸준 '안정적 성장'…순이자마진 개선 기대
◆중소기업 대출시장서 압도적 지위

기업은행은 2014년 은행주 중에서 가장 성과가 좋았던 종목이기도 하다. 작년에 기업은행은 코스피지수 대비 23.7%포인트 웃도는 연간 수익률을 거뒀다. 은행업 평균수익률이 코스피지수보다 5.8%포인트 밑돈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대출 성장세가 양호했고 순이자마진(NIM)이 다른 은행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며 충당금 부담도 크지 않았던 덕분이다.

무엇보다 대출 성장세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는 게 긍정적이다. 2014년 기업은행의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6.8%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은행권 연간 대출 증가율은 7.9%를 기록해 기업은행은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 시야를 넓혀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2011년 기업은행 대출증가율은 8.0%로 은행권 전체(6.4%)보다 높았고 2013년에도 5.6%의 대출증가율로 은행 전체(4.4%)보다 높았다. 은행권 전체에 비해 대출증가율이 견조한 흐름을 보여 왔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대출증가율이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은 중소기업 대출 시장에서 경쟁력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14년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 시장(원화대출금 기준, 상장 시중은행 기준)에서 기업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30%를 웃돌았다. 다른 은행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정적 순이자마진 창출

순이자마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점도 기업은행의 강점이다. 기업은행 순이자마진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적 필요성에 의해 다른 은행보다 급격하게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경영전략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순이자마진이 잘 안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순이자마진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자마진 하락 속도가 빨랐던 시기에는 시중금리 하락에 의한 대출 금리 하락이 순이자마진을 위축시키는 주된 원인이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 하락 기대가 강화되면서 시중금리 하락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대출 금리가 하향 조정되는 속도가 빨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완화되면서 조달 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순이자마진 하락 방어 여부가 결정되게 됐다.

이런 상황은 순이자마진 관리에 있어서 기업은행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중)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금융채권(이하 중금채)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자금 조달에 있어서 다른 은행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중금채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자금 조달의 방법과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금채 발행 환경이 조달에 유리한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순이자마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자금 조달에서의 유리한 점을 적극 활용하면서 그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던 순이자마진의 추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고금리 후순위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이를 상환할 경우 순이자마진 개선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 배당정책 장점

中企 대출증가율 꾸준 '안정적 성장'…순이자마진 개선 기대
기업은행의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점도 이익 안정성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다.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비용 관리가 강화됐다. 비용 효율성을 측정할 수 있는 총영업이익경비율이 다른 은행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총영업이익(순이자이익+비이자이익) 대비 판매관리비의 크기로 측정되는 것인데 낮을수록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행의 총영업이익경비율은 2014년 말 44.0%를 기록했는데 여타 은행 평균인 50% 정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기업은행은 대출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순이자마진이 잘 방어될 것으로 보여 이익 창출 능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지 않고 비용 효율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해 벌어들인 이익을 잘 지켜내는 기초체력(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KDB대우증권 추정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총자산대비 대손율은 2011년 0.72%, 2012년 0.60%, 2013년 0.56%, 2014년 0.54%로 하향 안정되고 있다. 특히 2014년은 ‘모뉴엘사태’ 등으로 일회성 충당금 적립이 있었음에도 2013년보다 대손율이 하향 안정됐다는 점은 자산건전성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이익 안정성을 배경으로 기업은행은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성장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익의 정체 가능성을 극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구용욱 < KDB대우증권 연구위원 yonguk.ku@dwse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