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호천사' IBK기업은행, 기술금융으로 미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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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IBK기업은행
중소기업 키우고 '님'도 잡고
지난해 中企 대출 실적 1위…기술금융도 2조2000억원 달해
1년간 핵심예금 늘리는데도 주력
순이자마진 높이고…순이익 1조 회복
제2의 '별그대' 탄생시킨다
은퇴금융·모바일상품으로 일반 금융소비자 공략 속도
영화·드라마·뮤지컬 등 제작 지원…문화콘텐츠금융 미래 수익원으로 지난해 1월 기업은행 임원회의. 국내 최초의 여성은행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권선주 행장 취임 후 처음 열린 회의였지만 분위기는 어두웠다. 2013년 회사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해마다 1조원을 웃돌았던 순이익은 2013년 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새 수장이 왔다고 들떠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서 권 행장은 ‘수익력 대반전’을 첫 번째 추진과제로 정했다.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핵심예금 기반 확대 등의 세부과제도 제시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난 6일. 기업은행은 2014년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연결 기준 1조320억원으로 다시 1조원대로 올라섰다. 한 해 전보다 20.8% 늘었다. 덩치가 두 배가량 큰 하나금융 농협금융보다 많은 규모다. 기본에 충실하며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덕분이라는 평가다.
정책금융 지원하면서 수익성도 잡아
기업은행은 이름처럼 ‘기업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권 행장은 취임 때부터 “중소기업을 키우고 지키는 것이 첫 번째 소임”이라고 밝히는 등 설립 목적에 맞는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은행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의 22.9%를 기업은행이 담당했다. 중기대출 점유율도 22.6%(2014년 기준)로 2위 은행(13.5%)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책금융에 충실하면서 수익성도 잡았다. 저금리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자비용이 적은 핵심예금 늘리기에 힘쓴 덕분이다.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액은 2013년 말 2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3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덕분에 한국은행이 지난 한 해 동안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인하했지만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상승했다. 2013년 1.93%이던 NIM은 지난해 1.95%로 높아졌다. 이는 수익성 제고의 바탕이 됐다.
中企 대출·기술금융 분야 선두주자
올해도 중기 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신규대출액을 작년(40조원)보다 1조5000억원 늘어난 4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중소기업의 시설투자에 가장 많은 12조원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기반을 닦는 데도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화두가 된 ‘기술금융’ 부문에서도 선두주자다. 지난 한 해 동안 전체 은행 중 가장 많은 2조2000억원(잔액 기준)의 기술금융 실적을 올렸다. 지난달 기술력이 높은 벤처기업 투자를 전담할 벤처금융팀을 신설한 것도 기술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기술보증기금과 협약을 맺고 현재 60%에서 기술가치액 대비 대출 한도를 100%까지 늘린 ‘1+1 지식재산(IP)협약보증대출’도 출시하기로 했다.
기업고객 이어 개인 고객 공략 가속도
앞서가는 중소기업 영업에 비해 개인고객이 적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개인고객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300만명을 돌파했지만, 2000만명이 넘는 대형 은행들에 비해선 한참 모자란다.
때문에 개인고객 확보가 핵심 과제다. 은퇴금융브랜드 ‘IBK평생설계’를 지난해 선보인 것도 개인 고객잡기의 일환이다. 거래 편의를 높여주는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도 도입했다. 다양한 채널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일원화하고, 고객별 정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권 행장은 “꼭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 제시로 평생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일반고객을 이익고객으로, 단순판매는 교차판매로, 개인거래는 가족거래로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6월부터는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30여종에 그치고 있는 스마트폰용 상품은 300여종으로 늘어난다. 예금뿐만 아니라 대출 카드 펀드 등도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권 행장은 “신뢰의 핵심은 금융소비자 보호”라며 “앞으로 한 치의 과장이나 호도없이 설명하고 법규와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콘텐츠 투자로 미래시장 선점
저금리·저성장과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은 은행들의 국내 안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기업은행도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아시아 신흥시장이 주요 무대다.
작년에는 중국 베이징지점, 캄보디아 프놈펜사무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사무소를 열었다. 올해는 인도 뉴델리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금융 지원도 미래 수익원으로 키우는 분야 중 하나다. 문화콘텐츠 산업에는 내년까지 7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2의 ‘별에서 온 그대’를 탄생시키는 산파가 되겠다는 각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지난해 中企 대출 실적 1위…기술금융도 2조2000억원 달해
1년간 핵심예금 늘리는데도 주력
순이자마진 높이고…순이익 1조 회복
제2의 '별그대' 탄생시킨다
은퇴금융·모바일상품으로 일반 금융소비자 공략 속도
영화·드라마·뮤지컬 등 제작 지원…문화콘텐츠금융 미래 수익원으로 지난해 1월 기업은행 임원회의. 국내 최초의 여성은행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권선주 행장 취임 후 처음 열린 회의였지만 분위기는 어두웠다. 2013년 회사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해마다 1조원을 웃돌았던 순이익은 2013년 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새 수장이 왔다고 들떠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서 권 행장은 ‘수익력 대반전’을 첫 번째 추진과제로 정했다.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핵심예금 기반 확대 등의 세부과제도 제시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흐른 지난 6일. 기업은행은 2014년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연결 기준 1조320억원으로 다시 1조원대로 올라섰다. 한 해 전보다 20.8% 늘었다. 덩치가 두 배가량 큰 하나금융 농협금융보다 많은 규모다. 기본에 충실하며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덕분이라는 평가다.
정책금융 지원하면서 수익성도 잡아
기업은행은 이름처럼 ‘기업 지원’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권 행장은 취임 때부터 “중소기업을 키우고 지키는 것이 첫 번째 소임”이라고 밝히는 등 설립 목적에 맞는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은행 중소기업 대출 순증액의 22.9%를 기업은행이 담당했다. 중기대출 점유율도 22.6%(2014년 기준)로 2위 은행(13.5%)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책금융에 충실하면서 수익성도 잡았다. 저금리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이자비용이 적은 핵심예금 늘리기에 힘쓴 덕분이다.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요구불예금 등 핵심예금액은 2013년 말 2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3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덕분에 한국은행이 지난 한 해 동안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5%포인트 인하했지만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상승했다. 2013년 1.93%이던 NIM은 지난해 1.95%로 높아졌다. 이는 수익성 제고의 바탕이 됐다.
中企 대출·기술금융 분야 선두주자
올해도 중기 대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신규대출액을 작년(40조원)보다 1조5000억원 늘어난 41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중소기업의 시설투자에 가장 많은 12조원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기반을 닦는 데도 1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화두가 된 ‘기술금융’ 부문에서도 선두주자다. 지난 한 해 동안 전체 은행 중 가장 많은 2조2000억원(잔액 기준)의 기술금융 실적을 올렸다. 지난달 기술력이 높은 벤처기업 투자를 전담할 벤처금융팀을 신설한 것도 기술금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기술보증기금과 협약을 맺고 현재 60%에서 기술가치액 대비 대출 한도를 100%까지 늘린 ‘1+1 지식재산(IP)협약보증대출’도 출시하기로 했다.
기업고객 이어 개인 고객 공략 가속도
앞서가는 중소기업 영업에 비해 개인고객이 적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개인고객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300만명을 돌파했지만, 2000만명이 넘는 대형 은행들에 비해선 한참 모자란다.
때문에 개인고객 확보가 핵심 과제다. 은퇴금융브랜드 ‘IBK평생설계’를 지난해 선보인 것도 개인 고객잡기의 일환이다. 거래 편의를 높여주는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도 도입했다. 다양한 채널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일원화하고, 고객별 정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권 행장은 “꼭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 제시로 평생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일반고객을 이익고객으로, 단순판매는 교차판매로, 개인거래는 가족거래로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6월부터는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30여종에 그치고 있는 스마트폰용 상품은 300여종으로 늘어난다. 예금뿐만 아니라 대출 카드 펀드 등도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권 행장은 “신뢰의 핵심은 금융소비자 보호”라며 “앞으로 한 치의 과장이나 호도없이 설명하고 법규와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콘텐츠 투자로 미래시장 선점
저금리·저성장과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환경은 은행들의 국내 안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기업은행도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아시아 신흥시장이 주요 무대다.
작년에는 중국 베이징지점, 캄보디아 프놈펜사무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사무소를 열었다. 올해는 인도 뉴델리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문화콘텐츠에 대한 금융 지원도 미래 수익원으로 키우는 분야 중 하나다. 문화콘텐츠 산업에는 내년까지 7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2의 ‘별에서 온 그대’를 탄생시키는 산파가 되겠다는 각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