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 "해외 진출 원하는 중기, 경제사절단 신청하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을 뽑는 과정은 ‘복마전’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사절단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적지 않았다. 일행에 끼려는 기업인은 많은데 비행기 좌석은 한정돼 있어서다. 로비 의혹이 불거져 나오는 등 선정 기준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곤 했다.

정부가 경제사절단 선정 및 운영시스템을 바꾼 것은 철저히 성과 위주로 사절단을 꾸리겠다는 취지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이후 크게 바뀐 부분은 세 가지다. 첫째 선정 방식이다. 알음알음 뽑았던 과정을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선정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정상외교 경제활용포털(www.president.globalwindow.org) 내에 ‘사절단 상시 신청시스템’을 만들었다.

우선 기업인들이 희망 수행지와 수행목적 등을 미리 등록해 놓으면, 사절단 선발 때 참고하는 방식과 순방 한 달 전 모집을 통해 선발하는 과정을 병행하고 있다.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사진)은 “선발 과정에서 해외 진출이 어려운 중견·중소기업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도록 시스템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2013년만 해도 30~40%에 머물던 중견·중소기업인 비율이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방문 때는 63%까지 높아졌다.

방문국 특성에 맞춰 미리 사절단을 꾸리다 보니 성과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우즈베키스탄 순방 때 26억6000만달러 규모의 칸딤 가스처리 프로젝트 수주, 같은 달 카자흐스탄 순방 때 188억달러 규모의 발하슈 석탄화력 발전 프로젝트 수주 등이 대표적이다.

문 차관은 “올해 대통령 해외순방 때부터는 단순한 수출 및 해외 진출이 아니라 한국의 기술과 현지국의 자본을 결합해 현지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제3국까지 진출하는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