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 칼럼] 두 중국 기업인의 인재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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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과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 두 인물은 세계에서 주목받는 중국 기업을 창업했지만 언론 노출을 꺼려 ‘신비 기업인’으로 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런 회장은 1987년 창업한 화웨이를 20여년 만에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키워냈다. 1876년 설립된 스웨덴의 에릭슨을 제쳤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으로 군부가 뒷배경이라는 의혹 등 온갖 억측을 받아왔다.
인센티브 보상 경영
우 회장이 2004년 세운 안방보험은 10년 만에 업계 자산 순위 8위, 자본금 순위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초 19억5000만달러에 120년 역사의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사들여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벨기에 보험사 FIDEA, 네덜란드 보험사 델타로이드의 벨기에 은행법인을 잇따라 인수했다. 최근 중국 최대 민영은행인 민생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인수 추진에 이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선 사실이 한국경제신문 특종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손녀 사위로 이혼설과 별거설이 흘러나오는 우 회장은 2012년 말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과 연루됐다는 부패설이 돌기도 했다. 기자가 몇 차례 인터뷰를 추진했으나 한 번도 언론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베일 속에 있던 런 회장과 우 회장이 태양 아래로 나오기 시작했다. 런 회장은 지난해 6월 중국 시나닷컴과 생애 첫 인터뷰를 한 데 이어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경영철학을 소개했다. 우 회장은 지난 1월31일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 취업설명회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두 회장이 밝힌 성공비결 중 교집합이 있었다. 인센티브 보상 시스템이 그것이다. 런 회장은 주주가 8만여명으로 모두 자사 임직원이며, 자신의 지분은 1.4%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비상장사이지만 현금 배당이 급여보다 많을 때가 있는 시스템은 직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도록 했다.
우 회장은 회사 프로젝트에 직원들도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이익공유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인터넷 문화도 소개했다. 회사 직원들의 보고는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데 모든 임직원이 공유한다. 회장은 의사결정의 부결권만 가질 뿐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제안자와 집행자가 연말 보너스를 확실히 받을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다. 우 회장은 묵묵히 할 일 다하는 직원이 무시당하지 않는 회사의 가치관이 고성장을 이끌었다고 했다.
인재가 떠나면 끝
중국에서 인센티브 경영으로 성공한 사례는 두 회사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지난 1월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50개월치 급여를 보너스로 받은 직원도 있다”며 “보너스의 상한선은 없다”고 선언했다. 물론 퍼주기 식 경영은 아니다. 리 회장은 “(급여) 평균주의를 깨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인센티브 보상 경영은 인재가 떠나면 끝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우 회장은 “기업의 기(企)에서 사람(人)이 떠나면 일이 멈추게 된다(止)”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고성장 배경을 풍부한 저임 노동력과 광활한 시장 덕으로 폄하하는 시각으론 이들과의 경쟁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인센티브 보상 경영
우 회장이 2004년 세운 안방보험은 10년 만에 업계 자산 순위 8위, 자본금 순위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초 19억5000만달러에 120년 역사의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사들여 글로벌 인수합병(M&A)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벨기에 보험사 FIDEA, 네덜란드 보험사 델타로이드의 벨기에 은행법인을 잇따라 인수했다. 최근 중국 최대 민영은행인 민생은행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인수 추진에 이어 동양생명 인수에 나선 사실이 한국경제신문 특종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손녀 사위로 이혼설과 별거설이 흘러나오는 우 회장은 2012년 말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측근과 연루됐다는 부패설이 돌기도 했다. 기자가 몇 차례 인터뷰를 추진했으나 한 번도 언론 인터뷰에 응한 적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베일 속에 있던 런 회장과 우 회장이 태양 아래로 나오기 시작했다. 런 회장은 지난해 6월 중국 시나닷컴과 생애 첫 인터뷰를 한 데 이어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경영철학을 소개했다. 우 회장은 지난 1월31일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 취업설명회에 참석해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두 회장이 밝힌 성공비결 중 교집합이 있었다. 인센티브 보상 시스템이 그것이다. 런 회장은 주주가 8만여명으로 모두 자사 임직원이며, 자신의 지분은 1.4%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비상장사이지만 현금 배당이 급여보다 많을 때가 있는 시스템은 직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도록 했다.
우 회장은 회사 프로젝트에 직원들도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이익공유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인터넷 문화도 소개했다. 회사 직원들의 보고는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데 모든 임직원이 공유한다. 회장은 의사결정의 부결권만 가질 뿐이다.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제안자와 집행자가 연말 보너스를 확실히 받을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다. 우 회장은 묵묵히 할 일 다하는 직원이 무시당하지 않는 회사의 가치관이 고성장을 이끌었다고 했다.
인재가 떠나면 끝
중국에서 인센티브 경영으로 성공한 사례는 두 회사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지난 1월 창립 15주년 기념식에서 “50개월치 급여를 보너스로 받은 직원도 있다”며 “보너스의 상한선은 없다”고 선언했다. 물론 퍼주기 식 경영은 아니다. 리 회장은 “(급여) 평균주의를 깨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인센티브 보상 경영은 인재가 떠나면 끝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다. 우 회장은 “기업의 기(企)에서 사람(人)이 떠나면 일이 멈추게 된다(止)”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고성장 배경을 풍부한 저임 노동력과 광활한 시장 덕으로 폄하하는 시각으론 이들과의 경쟁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