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보다 협력…기업의 직원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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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ERI 경영노트
조직 구성원의 결속과 협력은 조직의 성장과 번영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다. ‘제국의 탄생’의 저자인 피터 터친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로마 제국, 몽골 제국 등이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었던 원인을 조직 내부의 결속에서 찾았다. 이들 제국이 영속하지 못했던 원인도 조직 내 불평등, 내부 경쟁, 신뢰 저하 등으로 결속이 약화돼 조직 내부에서부터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터친 교수는 “큰 회사들이 번영하려면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일반화된 신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자유 시장에서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시장의 힘이 아니라 집단의 유대와 결속에 의지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구성원들에게 강제로 순위를 매겨 평가하는 제도는 1980년대 잭 웰치가 이끌던 GE에서 사용한 이후 널리 확산됐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세계의 많은 기업이 도입했다. 구성원들은 성과에 따라 일정 비율로 고성과자, 중간성과자, 저성과자 등으로 분류된다. 고성과자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보상을 주는 반면, 저성과자에게는 불이익을 줌으로써 구성원들의 경쟁 심리를 자극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내부 경쟁을 조장해 협력과 집단 지성의 발현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경영 구루인 에드워드 데밍은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관리 제도가 팀워크를 저해하고 내부 경쟁과 사내 정치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구성원들의 협력을 촉진하고 창의적인 문화를 보다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사진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기업 메드트로닉, 세계적인 농산업 회사 카길 등 다양한 산업 영역과 조직 규모의 기업에서 변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내부 경쟁과 협업 저하 등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상대평가에 따른 등급 제도를 폐지했다. 3등급, 5등급과 같이 성과에 따라 등급을 매겨 구성원을 분류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동료와의 비교가 아니라 연초에 설정된 개인별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평가받는다. 동료들과 경쟁하기보다 개인의 목표 달성에 몰입하고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구성원과 관리자들은 연 1회 성과 리뷰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매분기, 매월, 매주 등 빈도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실시한다. 사업 상황을 반영한 목표 수정 여부, 관리자가 지원해야 할 부분, 구성원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리자는 일괄적으로 정해진 평가 시기를 지키다가 적절한 개입 시점을 놓치기보다 사업 상황이나 업무 진행 절차에 맞는 적절한 시점에 조언할 수 있다. 구성원은 자신이 현재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신속하게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다.
셋째, 평가 및 보상 제도 운영에서 관리자 역할이 강화됐다. 관리자는 정해진 양식에 따라 구성원을 평가하기보다 구성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점검하고 지원해주는 역할로 변화한 것이다. 관리자는 구성원들의 목표와 피드백 시점을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조언하고 지원한다. 어도비의 경우 관리자가 보상 권한까지 갖는다. 관리자들이 자기 사업을 수행한다는 책임감을 갖도록 하고 사업 환경에 따라 유기적으로 운영하는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종합해보면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한다는 원칙은 기존 제도와 비슷하지만, 구성원을 비교해 동기부여하기보다 개인 목표 달성에 몰입하게 하고 달성 수준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한다. 또 관리자와 구성원들이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게 해 상황 변화에 따라 목표를 조정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한다. 제도 개선 시 유념해야 할 점은 구성원에게 명확한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방해 요소는 최대한 제거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몰입하게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재권 < 선임 연구원 >
터친 교수는 “큰 회사들이 번영하려면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일반화된 신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자유 시장에서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기업 내부에서는 시장의 힘이 아니라 집단의 유대와 결속에 의지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구성원들에게 강제로 순위를 매겨 평가하는 제도는 1980년대 잭 웰치가 이끌던 GE에서 사용한 이후 널리 확산됐다.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세계의 많은 기업이 도입했다. 구성원들은 성과에 따라 일정 비율로 고성과자, 중간성과자, 저성과자 등으로 분류된다. 고성과자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보상을 주는 반면, 저성과자에게는 불이익을 줌으로써 구성원들의 경쟁 심리를 자극해 성과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내부 경쟁을 조장해 협력과 집단 지성의 발현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경영 구루인 에드워드 데밍은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관리 제도가 팀워크를 저해하고 내부 경쟁과 사내 정치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구성원들의 협력을 촉진하고 창의적인 문화를 보다 강화하려는 목적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사진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기업 메드트로닉, 세계적인 농산업 회사 카길 등 다양한 산업 영역과 조직 규모의 기업에서 변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내부 경쟁과 협업 저하 등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상대평가에 따른 등급 제도를 폐지했다. 3등급, 5등급과 같이 성과에 따라 등급을 매겨 구성원을 분류하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동료와의 비교가 아니라 연초에 설정된 개인별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평가받는다. 동료들과 경쟁하기보다 개인의 목표 달성에 몰입하고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구성원과 관리자들은 연 1회 성과 리뷰 방식에서 벗어나 연중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매분기, 매월, 매주 등 빈도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실시한다. 사업 상황을 반영한 목표 수정 여부, 관리자가 지원해야 할 부분, 구성원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관리자는 일괄적으로 정해진 평가 시기를 지키다가 적절한 개입 시점을 놓치기보다 사업 상황이나 업무 진행 절차에 맞는 적절한 시점에 조언할 수 있다. 구성원은 자신이 현재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신속하게 확인하고 보완할 수 있다.
셋째, 평가 및 보상 제도 운영에서 관리자 역할이 강화됐다. 관리자는 정해진 양식에 따라 구성원을 평가하기보다 구성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점검하고 지원해주는 역할로 변화한 것이다. 관리자는 구성원들의 목표와 피드백 시점을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조언하고 지원한다. 어도비의 경우 관리자가 보상 권한까지 갖는다. 관리자들이 자기 사업을 수행한다는 책임감을 갖도록 하고 사업 환경에 따라 유기적으로 운영하는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종합해보면 성과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한다는 원칙은 기존 제도와 비슷하지만, 구성원을 비교해 동기부여하기보다 개인 목표 달성에 몰입하게 하고 달성 수준에 따라 평가하고 보상한다. 또 관리자와 구성원들이 수시로 피드백을 주고받게 해 상황 변화에 따라 목표를 조정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한다. 제도 개선 시 유념해야 할 점은 구성원에게 명확한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방해 요소는 최대한 제거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몰입하게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전재권 < 선임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