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 강자' 락앤락
환경호르몬 논란에 짝퉁까지…중국 매출 지난해 반토막
"구조조정으로 위기 돌파"
'무서운 후발주자' 삼광글라스
유리 용기로 틈새 공략…글라스락 매출 36% 늘어
"기회는 지금…공격 경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락앤락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삼광글라스는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락앤락의 빈자리를 메워가고 있다. 락앤락 주가는 연초보다 11% 떨어진 반면 삼광글라스는 8% 올랐다. ○반사이익 얻는 삼광글라스
지난 5년간 중국 대리상에 판매를 맡겼던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베이징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조만간 상하이에도 법인을 열 계획이다. 중국 내 최대 홈쇼핑인 CJ동방홈쇼핑에서도 글라스락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티몰’에 리뉴얼 입점했다.
삼광글라스는 2013년 중국 매출이 205억원으로 같은 기간 2745억원에 달했던 락앤락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해 볼 만하겠다’고 판단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부패 척결 및 뇌물단속 정책을 펴면서 기업들의 대량 구입이 줄어들자 락앤락이 주춤하기 시작했고, 삼광글라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구승 삼광글라스 글로벌2사업부 상무는 “유아용품업체와 계약하면서 이유식용 유리 밀폐용기로 상품을 구성하는 등 기업 특성에 맞도록 ‘맞춤형 영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광글라스는 또 ‘48년간 유리 제조’를 한 업력과 ‘메이드 인 코리아’ 전략을 밀어붙였다. 중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하는 락앤락과 달리 삼광글라스는 모든 제품을 100%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김태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광글라스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300여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 직접 지휘
금형 등 공정 과정에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유리에 비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만들기가 쉽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짝퉁’이 생길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락앤락은 비슷한 모양으로 만든 ‘짝퉁’ 제품이 쏟아지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김준일 회장은 한 달의 절반가량을 중국에서 보내고 있다.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현지법인장 후임을 뽑지 않고 직접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 내 유통망을 성공적으로 정비하면 중장기적으로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실적이 저조한 제품군을 확 줄였고 텀블러(물병)를 새 주력 제품으로 택했다. 한류스타 이종석 씨를 모델로 기용해 대대적인 마케팅도 시작했다. 2013년 중국에서 선보인 유아용품 브랜드 ‘헬로베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79% 성장했고, 중국 매출 비중도 3%(2013년)에서 13%로 늘었다.
락앤락은 젖병 이유식기 등 영·유아용품 위주였던 제품군을 어린이 및 미취학 아동까지 확대했고, 최근엔 디즈니 캐릭터 제품을 내놓았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