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개발에 직접 참여
교체 후 거리 10야드 더 나가…그린 적중률도 80%대로 높여
매킬로이는 클럽 적응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출시되는 나이키 클럽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지난달 30일 출시된 나이키골프의 ‘베이퍼 프로(Vapor Pro) 드라이버’는 매킬로이가 개발 단계에서 공의 회전량을 줄이고 빠른 헤드 스피드에 적합하도록 수차례 테스트해보며 의견을 제시해 탄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매킬로이는 지난주 유러피언(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대회 72홀 최소타수 기록인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작성, 새해 첫 우승컵을 차지하며 더욱 강력해진 모습을 과시했다. 지난달 열린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오른 매킬로이는 최근 참가한 EPGA투어에서 우승 4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며 7개 대회 연속 ‘톱2’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매킬로이의 ‘영감’이 들어간 드라이버는 폭발적인 거리 증대로 이어졌다. 매킬로이는 두바이데저트클래식 마지막날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327.5야드라는 ‘괴력’을 발휘했다. 대회 나흘간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도 317.9야드로 출전 선수 가운데 1위였다. 출전 선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289.5야드)보다 28.4야드 더 나갔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미국 PGA투어에서 평균 310.5야드로 장타 랭킹 3위, EPGA투어에서 평균 307.9야드(3위)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기록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새로운 드라이버로 평균 10야드 이상 더 늘어난 셈이다. 이는 미국 PGA투어 장타 1위 브룩스 켑카(미국)의 315야드를 넘어 1위에 해당한다.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늘어나면 그린을 공략하기 쉬워진다. 다른 선수보다 20~30야드가량 드라이버샷이 더 나갈 경우 치기 쉬운 클럽으로 다음 샷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이 7번 아이언을 빼들 때 9번이나 피칭 웨지를 사용해 그만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매킬로이의 지난주 그린 적중률은 83.3%로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매킬로이 드라이버’는 아이언에만 적용되던 ‘캐비티백’(헤드 뒷면을 움푹하게 만들어 반발력을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기술) 디자인을 채용해 비거리 증대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나이키골프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빠른 회전력을 버틸 수 있도록 접지력을 강화한 골프화 ‘루나 컨트롤 3(Lunar Control 3)’도 매킬로이의 파워 증대에 기여했다. 러프 탈출을 쉽게 한 ‘엔게이지 듀얼솔(Engage Dual Sole) 웨지’도 쇼트게임의 정교함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고 한다.
매킬로이는 오는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남자 골프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진 사라센(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 5명뿐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