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시장’ 관객수 1300만 돌파가 임박한 가운데 꽃분이네 가게는 정작 킬러콘텐츠가 없어 관광객 러시가 버블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사진 = 영화 ‘국제시장’ 스틸컷)



영화 ‘국제시장’ 관객수 1300만 돌파가 임박한 가운데 영화 흥행으로 유명해진 부산 국제시장의 꽃분이네 가게는 정작 문을 닫을 처지에 내몰렸다는 소식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대략적인 사정은 건물 주인이 임대료를 올려달라 했고, 이를 감당하지 못한 꽃분이네 세입자가 나갈 처지에 놓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부랴부랴 부산시가 중재에 나섰고, 임대료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시장’의 꽃분이네 상점 논란과 같은 사례는 이번에 처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개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공간은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론매체나 전문가들은 말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많이 몰려들지만 정작 지역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역 상점들에도 매출액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거꾸로 임대료와 지대가 올라가서 원래 살던 이들은 견디지 못하고 쫓겨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른 건물이나 상점이 들어선다. 원래 가지고 있던 공간의 정체성도 잃고 만다.



주민들은 소음과 시설 훼손을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다. 부산 국제시장의 경우에도 시장의 상인들은 매출이 늘지 않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같은 문화콘텐츠의 흥행 후광 효과는 오래가지도 않는다. 반짝 인기에 불과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빌미로 기존 세입자나 주민이 고통을 당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 또한 실제 상품과 서비스로 연결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대개 영화와 드라마는 공간만 등장할 뿐 상품과 서비스를 살만한 것을 부각시키지 못한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정작 국제시장은 중심에 있지 않았다. 주인공은 독일, 베트남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고, 정작 꽃분이네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상점만 등장할 뿐 그 안의 명물이나 콘텐츠는 등장하지 않는다. 꽃분이네의 상점이름도 본래는 다른 것이었다. 영화의 흥행으로 바꿔달았던 것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편으로 관광객들이 실제 그 공간에서 구매할만한 상품과 서비스는 많지 않다. 즉, 다른 곳도 정작 공간 안에 킬러콘텐츠가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국제시장도 마찬가지다. 방문을 하기는 하지만 정작 구매로 이어질 콘텐츠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처음부터 국제시장 관광객 러시는 버블이었다.



요컨대, 단순히 사람이 많이 방문한다고 해서 지역경제 효과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 때문에 휘둘리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지역 재생사업이나 관광사업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걸쳐 시장이든 동네 골목이나 마을이든 모두 맞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제주도의 올레길 이후에 전국에는 많은 길이 생겼다.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지만, 정작 그곳에 사는 지역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거리가 먼 것이다. 때문에 많은 길들은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가 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복지에 들어갈 예산이 온통 길바닥에 뿌린 셈이 된다. 더구나 길은 끝임없이 관리 비용이 들어간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지역 자체를 알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정작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인식해야 한다. 그에 따른 무리한 기대와 투자는 예산낭비를 불러일으킨다.



지자체가 할 일은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방문하는 이들에게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더 치중해야 한다. 부산시가 해야 할 근본적인 조치는 임대료 중재를 넘어 국제 시장 안에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중재는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으며 지역주민을 위한 근본적인 조치는 아닐 것이다.



나아가 시장 활성화 사업의 근본적인 지향점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 공간으로 제공하기 전에 킬러콘텐츠를 마련하는 일을 해야 하고 그것은 전국의 지자체에 모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관광객과 지역과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지역은 관광객에게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단지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 효과에만 의존하는 것은 곤란하다. 방문객들의 수준은 매우 높아졌다.



방문객들도 지역 경제를 생각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지역을 방문했으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차원에서 소비를 일정하게 그 지역에서 해줘야 한다. 예컨대 그 지역의 트레킹 코스만 이용하고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그대로 돌아오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일 수 있다.



또한 언론매체는 주민에게 실제효과가 있는지 정확하게 보도하고, 버블을 일으키는 행위로 인해 주민들의 실제 삶을 은폐하는 결과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자본과 자산을 가진 이들은 미디어 특수 효과를 노려 차익을 챙기려할 때 오히려 그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결국 서로 상생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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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기자 wowsports08@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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