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서 빠져나온 돈, ELS·펀드로 유입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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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달 자금흐름 들여다보니
1% 금리시대…은행 예금 9조8000억 감소
ELS 발행액 51%↑…주식형펀드 자금유입
1% 금리시대…은행 예금 9조8000억 감소
ELS 발행액 51%↑…주식형펀드 자금유입
연초부터 은행 예금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은행이 예금 금리를 또 낮춰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힘이 실리는 점도 이탈을 부추긴 요인이다. 빠져나간 자금 일부는 부동산시장과 금융투자 상품으로 흘러간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한 달간의 동향이라 아직 확대 해석은 무리다. 하지만 연 1%대 예·적금이 낯설지 않을 만큼 금리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어, 은행권은 ‘머니무브’가 본격화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은행 예금 실질금리 연 1%대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예금은 1월 한 달 동안 9조8019억원 감소했다. 예금 이탈은 저축성예금이 주도했다. 저축성예금에서 7조9129억원이 빠져나갔다. 1월은 계절적으로 예금이 감소하는 시즌이다. 부가가치세 납부와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감소폭은 두드러진다. 작년 1월 저축성예금이 2조3438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 사이에 은행들이 금리를 추가 인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대표 상품인 ‘신한S드림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2.0%에서 연 1.9%로 내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우리사랑나누미 정기예금’ 금리를 연 2.0%에서 연 1.9%로 내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달 2일 ‘두드림통장’과 ‘두드림2U통장’의 최고 금리를 연 1.8%에서 1.4%로 0.4%포인트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란 생각에 은행에서 돈을 빼 대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은행 정기예금 실질금리는 평균 연 1.12%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분기 중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형·채권형 펀드 동반 증가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의 일부는 부동산으로 흘러갔다.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 등에 따라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해서다. 이영아 기업은행 PB과장은 “부동산 거래는 1~2개월 후 자금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눈에 띈다. 지난해 재테크 시장을 이끈 주가연계증권(ELS)은 올해도 순항을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ELS 발행액은 7조1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4조7244억원)보다 2조4302억원(51.4%) 늘었다.
지난해 주요 금융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돈이 빠져나간 주식형펀드도 1월 들어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잔액이 1월에만 8910억원 늘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단기 차익을 위한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잇따른 금리 인하를 업고 예금 대안으로 떠올랐던 채권형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채권형펀드 잔액은 1월 들어 4431억원 늘었다. 이 과장은 “유럽의 양적 완화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시 채권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의 자금 유입도 목격된다. ‘관전 모드’의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MMF는 1월 중 잔액이 13조9761억원 늘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은행 예금 실질금리 연 1%대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예금은 1월 한 달 동안 9조8019억원 감소했다. 예금 이탈은 저축성예금이 주도했다. 저축성예금에서 7조9129억원이 빠져나갔다. 1월은 계절적으로 예금이 감소하는 시즌이다. 부가가치세 납부와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감소폭은 두드러진다. 작년 1월 저축성예금이 2조3438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1월 사이에 은행들이 금리를 추가 인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대표 상품인 ‘신한S드림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2.0%에서 연 1.9%로 내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우리사랑나누미 정기예금’ 금리를 연 2.0%에서 연 1.9%로 내렸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달 2일 ‘두드림통장’과 ‘두드림2U통장’의 최고 금리를 연 1.8%에서 1.4%로 0.4%포인트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란 생각에 은행에서 돈을 빼 대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은행 정기예금 실질금리는 평균 연 1.12%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분기 중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형·채권형 펀드 동반 증가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의 일부는 부동산으로 흘러갔다. 부동산경기 활성화 대책 등에 따라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자금 수요가 증가해서다. 이영아 기업은행 PB과장은 “부동산 거래는 1~2개월 후 자금 수요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눈에 띈다. 지난해 재테크 시장을 이끈 주가연계증권(ELS)은 올해도 순항을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월 ELS 발행액은 7조1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4조7244억원)보다 2조4302억원(51.4%) 늘었다.
지난해 주요 금융상품 가운데 유일하게 돈이 빠져나간 주식형펀드도 1월 들어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다. 잔액이 1월에만 8910억원 늘었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1900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단기 차익을 위한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잇따른 금리 인하를 업고 예금 대안으로 떠올랐던 채권형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채권형펀드 잔액은 1월 들어 4431억원 늘었다. 이 과장은 “유럽의 양적 완화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시 채권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다.
대표적 단기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의 자금 유입도 목격된다. ‘관전 모드’의 단기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MMF는 1월 중 잔액이 13조9761억원 늘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