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김무성의 18번, '보내야할 당신'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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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 민생현장에 나서면서도 김 대표의 표정은 내내 굳어있었습니다. 동행 기자들의 정국현안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는 오늘도 취재는 글렀구나 포기하고식사자리로 이동했습니다. 우연찮게 기자의 ‘귀빠진날'이 알려지면서 식사자리는 조촐한 생일파티가 됐는데요. ‘건수’를 찾던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그야말로 반강제의 파티가 열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김 대표가 그야말로 ‘깜짝’ 방문을 했습니다. 낮의 그 표정없는 모습과 달리 생글생글 웃으면서 “오늘 생일인 기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왔다”며 기자들과 즉석 회동을 자청한 겁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선 언론인-정치인 이런거 생각하지 말고 편한 선후배처럼 지내자”며 모두 휴대전화를 끌 것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생일인 기자가 누구냐”고 묻는 김 대표 앞에 기자가 손을 들고 나서자 김 대표는 가지고온 케익을 꺼내 즉석 생일파티를 열어줬습니다.
파티 직전 김 대표가 기자에게 이름이 뭐냐고 묻길래 “한국경제 은정진 기자”라고 답했는데요. 그러자 김 대표는 “은정진? 은 씨네? 음 씨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네”라고 말하자 순간 좌중사이에서 폭소가 터졌습니다.
농담조로 던진 말이었지만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청와대 문건유출 배후 발언 이후 음 전 행정관과 관련해 공식 석상에서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던 그가 간접적으로나마 처음으로 그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털어놓은 겁니다. 가슴속에 앙금이 여전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발언이었습니다.
모두에게 축하노래를 받은 저는 촛불을 끈 뒤 생일을 기념해 자청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훈아의 ‘가지마오’라는 노래였는데요. 노래를 들은 김 대표는 “아버지께서 그 노래를 참 좋아하셨다”고 좋아하며 화답의 노래를 자청했습니다. 기자들은 과연 김 대표가 어떤 노래를 선택할지 무척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그가 고른 18번 노래는 배호의 ‘당신’이란 곡이었습니다. 무뚝뚝하고 자신의 속내를 잘 안 드러내기로 유명한 김 대표가 30년 전 가요계를 풍미했던 인기 가수인 배호의 노래를 감미롭게 부르는 모습에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노래가 끝난 뒤 “젊은 기자들은 배호라는 가수를 잘 모를 것”이라며 “정말 노래 잘하는 가수인데 안타깝게 29살에 신장염으로 사망했다”고 배호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였습니다.
최근 청와대 문건유출 배후설과 관련한 수첩 파동으로 어느때보다 곤욕을 치르며 마음고생을 했던 그였지만 이날 노래를 부르는 순간 만큼은 어떤 고민도 없어보였습니다. 무뚝뚝할때는 한없이 무뚝뚝하지만 놀 때는 기자들 앞에서도 빼지 않고 분위기를 주도하며 확실히 노는 모습에 과연 ‘무대(무성 대장)’라는 별명을 가질만하구나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아 참! 자리를 마친 뒤 기자들과 공통적인 우스갯 얘기가 오갔습니다. 김 대표가 부른 배호의 ‘당신’이란 노래가사가 매우 의미심장했기 때문인데요. 가사 내용은 이렇습니다. “보내야 할 당신. 마음 괴롭더라도, 가야만 할 당신. 미련 남기지말고. 맺지 못할 사랑인줄을 알면서도. 사랑한것이 싸늘한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의 상처되어 다시는 못 올 머나먼 길을 떠나야 할 당신”
노래 가사속 ‘보내야 할 당신’이 꼭 누군가(?)를 지칭하는 것 같다는 얘기였습니다.개인적으로는 잊지 못할 생일날이었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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