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쌍용건설…거물 새 주인 맞은 비결은 고급건축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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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두바이투자청, M&A 본계약
워크아웃 졸업 후 11년 만에 매각 성사
김석준 회장의 해외 인맥·신뢰도 큰 도움
워크아웃 졸업 후 11년 만에 매각 성사
김석준 회장의 해외 인맥·신뢰도 큰 도움
쌍용건설이 2004년 1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이후 11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세계적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이 29일 쌍용건설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쌍용건설은 2013년 두 번째 워크아웃에 이어 작년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까지 들어갔다. 매각작업을 계속했지만 일곱 번이나 실패하면서 재기불능이란 소리까지 들었다.
이런 쌍용건설을 175조원을 굴리는 세계적 국부펀드가 사들였다. 이 같은 반전은 쌍용건설이 고급 건축과 고부가가치 토목 사업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쌓아온 해외 발주처와의 신뢰도 큰 힘이 됐다.
◆두바이투자청, 기술력에 높은 점수
건설업종의 미래가 밝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건설이 두바이투자청을 만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건설업계는 해석했다. 하지만 쌍용건설 임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호텔 등 해외 고급건축 부문과 고부가가치 토목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믿을 만한 주인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핵심 엔지니어들이 11년 세월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은 이유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고부가가치 건축물을 잘 짓는 회사로 평판이 나 있다. 싱가포르에선 랜드마크 건물인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지었다. 두바이에서도 3대 호텔 중 두 개를 시공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에미리트타워호텔이다. 이런 평판을 익히 알고 있던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에 욕심을 냈다는 후문이다. 기술력이 탄탄한 시공사가 있으면 사업 확장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점도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에도 공사 중단 제로
작년 초 법정관리가 시작되자마자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공무원들을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로 건너갔다.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해 공사 중이던 ‘도심 지하철 2단계’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등 1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였다.
법정관리는 일반적으로 계약 중단 사유에 해당한다.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김 회장이 직접 방문해 회사 상황과 건설 계획을 상세히 설명하자 공사를 계속 맡기기로 했다. 당시 쌍용이 진행 중이던 3조원 규모의 해외 건설공사는 한 건의 중단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공사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150여곳에서 진행 중이었던 공사 현장에서 사업이 중단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법정관리 기업 최초로 해외 공사를 따내는 저력도 발휘했다.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랑카위에 짓는 세인트레지스호텔 및 컨벤션센터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를 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보증서 발급도 인도네시아 금융기관이 해줬다. 평소 해외 발주처들과 깊은 신뢰관계를 쌓아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바이투자청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쌍용건설을 인수한 두바이투자청은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국부펀드로 운용자산만 1600억달러(약 175조원)에 달한다. UAE 1위 은행인 에미리트NBD, 국영기업인 에미레이트항공, 에미리트 석유공사 등 3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층 호텔인 부르즈 칼리파를 소유한 에마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초대형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투자청 이사회 의장은 두바이 국왕이자 UAE 부통령이다.
두바이투자청은 앞으로 투자하는 개발 프로젝트의 시공을 쌍용건설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해왔던 두바이투자청이 최근 아시아로 투자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두바이투자청은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홈그라운드로 생각하고 일해 달라는 주문을 쌍용건설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대주주가 발주하는 공사라도 회사 실적을 갉아먹는 저가 수주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이런 쌍용건설을 175조원을 굴리는 세계적 국부펀드가 사들였다. 이 같은 반전은 쌍용건설이 고급 건축과 고부가가치 토목 사업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쌓아온 해외 발주처와의 신뢰도 큰 힘이 됐다.
◆두바이투자청, 기술력에 높은 점수
건설업종의 미래가 밝지 않은 상황에서 쌍용건설이 두바이투자청을 만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건설업계는 해석했다. 하지만 쌍용건설 임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호텔 등 해외 고급건축 부문과 고부가가치 토목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믿을 만한 주인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핵심 엔지니어들이 11년 세월에도 회사를 떠나지 않은 이유다.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고부가가치 건축물을 잘 짓는 회사로 평판이 나 있다. 싱가포르에선 랜드마크 건물인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지었다. 두바이에서도 3대 호텔 중 두 개를 시공했다.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에미리트타워호텔이다. 이런 평판을 익히 알고 있던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에 욕심을 냈다는 후문이다. 기술력이 탄탄한 시공사가 있으면 사업 확장에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점도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에도 공사 중단 제로
작년 초 법정관리가 시작되자마자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공무원들을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로 건너갔다.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해 공사 중이던 ‘도심 지하철 2단계’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등 1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였다.
법정관리는 일반적으로 계약 중단 사유에 해당한다.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김 회장이 직접 방문해 회사 상황과 건설 계획을 상세히 설명하자 공사를 계속 맡기기로 했다. 당시 쌍용이 진행 중이던 3조원 규모의 해외 건설공사는 한 건의 중단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공사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150여곳에서 진행 중이었던 공사 현장에서 사업이 중단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법정관리 기업 최초로 해외 공사를 따내는 저력도 발휘했다.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랑카위에 짓는 세인트레지스호텔 및 컨벤션센터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수주를 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보증서 발급도 인도네시아 금융기관이 해줬다. 평소 해외 발주처들과 깊은 신뢰관계를 쌓아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바이투자청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쌍용건설을 인수한 두바이투자청은 아랍에미리트(UAE)의 2대 국부펀드로 운용자산만 1600억달러(약 175조원)에 달한다. UAE 1위 은행인 에미리트NBD, 국영기업인 에미레이트항공, 에미리트 석유공사 등 3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층 호텔인 부르즈 칼리파를 소유한 에마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초대형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 두바이투자청 이사회 의장은 두바이 국왕이자 UAE 부통령이다.
두바이투자청은 앞으로 투자하는 개발 프로젝트의 시공을 쌍용건설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을 해왔던 두바이투자청이 최근 아시아로 투자처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두바이투자청은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을 홈그라운드로 생각하고 일해 달라는 주문을 쌍용건설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대주주가 발주하는 공사라도 회사 실적을 갉아먹는 저가 수주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