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기업들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이 전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매입 시기는 외국인 매도 공세로 시장이 하락한 10월부터 연말까지였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 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동안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3곳이 취득한 자기주식 매입금액은 모두 5조7351억원. 이는 전년보다 238% 늘어난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전년보다 33% 증가한 144곳이 모두 4149억원어치 자사주를 취득했다. 금액기준으로는 9%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가 2조190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한데 이어 SK와 현대차도 각각 8000억원과 4500억원 가량 자기주식 비중을 늘렸다. 삼성화재도 3900억원 이상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했다.

또 10곳 중 약 8곳이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거래소는 "이밖에 기업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보상 등이 자사주 취득이 이유였고, 무엇보다 양시장 모두 시장 하락기와 연말(10월~12월)에 자사주 취득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주식을 처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곳들도 상당수다.

코스닥은 전년대비 8% 감소한 204곳이 8141억원 가량 자기주식을 처분했고, 코스피는 110곳이 3조7062억원 정도 처분했다. 이는 각각 전년에 비해 8%와 148% 증가한 수준이다.

거래소는 "자사주를 처분한 건수는 2013년 368건에서 지난해 304건으로 줄었지만, 자사주 처분단가가 전반적으로 높아져 전체 금액이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