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확대' 약발 없는 대형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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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50% 확대" 공시 후 현대차 주가 되레 4% 하락
스마트폰 부품사 나노스는 한달여 만에 42% 급등
이익개선 가능성 따라 차별화
스마트폰 부품사 나노스는 한달여 만에 42% 급등
이익개선 가능성 따라 차별화
대형주부터 코스닥 중소형주까지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에 맞춰 현금 보따리를 푸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주가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양상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현재까지 지난해 기준 현금배당 계획을 공시한 42개사(코스닥 상장사 포함) 중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을 늘리기로 한 곳은 모두 18개로 집계됐다. 이날도 메가스터디가 전년 대비 10% 늘어난 주당 22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고, 대유에이텍은 2013년 30원이던 주당 배당금을 5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똑같이 배당을 늘리기로 했지만 두 종목의 주가는 엇갈렸다. 대유에이텍은 1575원으로 0.64% 오른 반면 메가스터디는 5만6500원으로 0.88% 하락 마감했다. 이익 개선 가능성이 주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가스터디의 작년 연간 실적은 순익 기준으로 보합 혹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주주환원을 늘리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유에이텍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배당 확대 계획을 밝힌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도 비슷하다. 특히 실적이 부진한 대형주일수록 배당 확대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는 전년 1950원이던 배당금을 3000원으로 50% 이상 늘리기로 했지만 공시 이후 주가는 오히려 4.1% 하락했다. 올해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관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주당 배당금을 3200원에서 3400원으로 올린 기아차 역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배당 공시 이후 7% 넘게 급락했다.
반면 스마트폰 부품 업체인 나노스는 배당 공시 이후 한 달여 만에 42.8% 급등했다. 작년 3분기 이후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종목이다. 작년 기준 배당금은 150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영화금속(16.1%) 엔씨소프트(13.8%) 등도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로 투자 매력이 부각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배당 확대가 실적 개선 및 정책 지원과 맞물리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미국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라면서 “단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배당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역시 배당성향 확대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으면 주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현재까지 지난해 기준 현금배당 계획을 공시한 42개사(코스닥 상장사 포함) 중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을 늘리기로 한 곳은 모두 18개로 집계됐다. 이날도 메가스터디가 전년 대비 10% 늘어난 주당 22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공시했고, 대유에이텍은 2013년 30원이던 주당 배당금을 50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똑같이 배당을 늘리기로 했지만 두 종목의 주가는 엇갈렸다. 대유에이텍은 1575원으로 0.64% 오른 반면 메가스터디는 5만6500원으로 0.88% 하락 마감했다. 이익 개선 가능성이 주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박신애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가스터디의 작년 연간 실적은 순익 기준으로 보합 혹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칠 전망”이라면서 “주주환원을 늘리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유에이텍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배당 확대 계획을 밝힌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도 비슷하다. 특히 실적이 부진한 대형주일수록 배당 확대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는 전년 1950원이던 배당금을 3000원으로 50% 이상 늘리기로 했지만 공시 이후 주가는 오히려 4.1% 하락했다. 올해 실적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관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주당 배당금을 3200원에서 3400원으로 올린 기아차 역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배당 공시 이후 7% 넘게 급락했다.
반면 스마트폰 부품 업체인 나노스는 배당 공시 이후 한 달여 만에 42.8% 급등했다. 작년 3분기 이후 본격적인 이익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종목이다. 작년 기준 배당금은 150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영화금속(16.1%) 엔씨소프트(13.8%) 등도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로 투자 매력이 부각되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배당 확대가 실적 개선 및 정책 지원과 맞물리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미국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라면서 “단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배당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역시 배당성향 확대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으면 주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