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농심, 백두산 물로 '生水 전쟁'
제주 삼다수가 장악하고 있는 생수 시장에서는 롯데와 농심 간의 2위 싸움이 치열하다. 농심이 백두산에서 생산하는 백산수로 롯데를 맹추격하자 롯데도 비슷한 콘셉트의 백두산 하늘샘이란 제품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경쟁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2012년 12월 출시 후 별다른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던 백두산 하늘샘을 올해 생수 사업의 전략 상품으로 키우기로 했다.

백두산 하늘샘은 압록강 상류 지역인 중국 지린성 창바이현의 백두산 원시림 보호구역에 있는 수원지에서 뽑아올린 물을 담은 제품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알칼리성 화산암층을 통과하며 자연 정화된 약알칼리성 천연 광천수로, 칼슘 마그네슘 규소 등 천연 미네랄 함량이 풍부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는 롯데가 기존 대표 제품인 아이시스와 함께 백두산 하늘샘에 주력하기로 한 것에 대해 농심의 백산수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백산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5.4%의 점유율을 기록,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생수 시장 2위에 올랐다. 농심 관계자는 “물이 자연적으로 샘솟는 백두산 내두천이 수원지이기 때문에 미네랄 함량이 높고 물맛이 좋은 점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2000억원을 투입해 백산수 2공장을 연말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신춘호 회장이 “지난 50년간의 먹거리가 신라면이었다면 향후 50년은 백산수가 매출을 주도할 것”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농심은 백산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는 백산수가 2위에 올랐다고 하는 데 대해 “의미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농심이 2위를 달성했다는 11월 자료를 기준으로 해도 아이시스와 아이시스8.0 등 두 브랜드의 점유율을 더하면 9.2%로 농심과는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 자체상표(PB) 상품을 생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생수 중 20%를 롯데가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음료 시장에서 대표적 성장 사업인 생수 시장에는 제주 삼다수를 판매하는 1위 업체인 광동제약과 롯데, 농심, 코카콜라, 해태음료에 이어 남양유업, 팔도 등과 대형마트까지 가세하고 있다. 2013년 5400억원대였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6000억원대로 커졌다.

생수 사업은 수원지를 발굴해 초기에 시설 투자를 하고 나면 별다른 추가 투자 없이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