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토추상사가 중국의 대표적 국유기업인 중신그룹(시틱) 산하 중국중신에 총 1조2040억엔(약 11조원)을 공동 투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토추상사는 태국 최대 기업인 차로엔 폭판드(CP) 그룹과 함께 절반씩 출자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하고 연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중신 지분 20%를 획득한다. 일본 기업의 대(對)중국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이번 출자가 완료되면 시틱그룹의 중국중신 지분율은 80%에서 60%로 떨어진다.

1979년 설립된 시틱그룹은 은행 증권 부동산 자원개발 등 20개 핵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조엔, 영업이익은 1조3200억엔을 달성했다. 이달 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시틱그룹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시틱그룹은 이토추상사와 CP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식량 유통과 자원 개발에서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흥국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토추상사도 시진핑(習近平)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시틱그룹에 출자함으로써 외국인 규제가 심한 중국 내에서 자원개발과 물류망 정비, 부동산 개발 등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내 의류사업의 점포 확대와 전자상거래 등 금융서비스에서도 제휴해 나갈 방침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