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을 둘러싸고 거래소와 상장사들의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초고가주의 액면분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한국거래소 입장에 해당 상장사들은 여전히 난색을 표시, 투자자들만 애만 태우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38개 상장사의 공시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코스피 저유동성 종목의 액면분할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추진 방안’ 간담회를 열었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일부 고가 저유동성 종목들이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많다”며 “올해 한국판 다우지수와 마켓메이커 제도를 도입하고 저유동성 종목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판 다우지수는 시가총액 방식의 코스피지수와 달리 주가평균 방식 지수를 산출한다. 시가총액 매출액 등 기업규모뿐 아니라 거래량 가격수준 등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는지를 편입 조건으로 따진다. 마켓메이커 제도는 주가가 높고 유동성이 적은 종목에 대해 매도와 매수호가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증권사가 거래소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뜻한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올 6월까지 제도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며 “한국판 다우지수 등에 편입되기 위해선 기업들이 3월 정기주총에서 액면분할 건을 상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롯데제과 등 9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액면분할이 기업 가치에 어떤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