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조선업체의 채권 가격 하락세가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 급락에 따른 해양 플랜트 수주 타격 등 실적 부진 탓이다.

지난 16일 장외채권시장에서 현대중공업 114-1회 채권은 연 2.28% 수익률로 200억원어치가 거래됐다. 이틀 전인 14일에는 연 2.22% 수익률에 400억원어치가 매매됐다. 똑같은 만기(6개월)와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회사채 유통금리(시가평가금리) 평균값인 연 2.13%보다 0.1%포인트 정도 신용위험이 붙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이 같은 유통금리에는 지금의 ‘AA’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은 작년 11월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 6-1회 채권도 지난 12일 연 3.10%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지금의 ‘A+’ 신용등급보다 두 단계 낮은 ‘A-’ 채권과 비슷한 유통금리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 덕에 해운업황이 개선되더라도 조선업체들은 재미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선업황은 유가 하락, 경기 침체, 각국 정부의 자국 산업 지원책 확대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개선 기미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