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19~23일) 국내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로 소폭의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국내 대형주의 실적 약세 전망과 오는 25일 예정된 그리스 총선 우려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8일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ECB가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지난 14일 유럽사법재판소가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에 대해 합법성을 인정함에 따라 ECB의 국채매입 발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 정부는 OMT가 재정적자 국가에 대한 재정지원을 금지한 유로존 조약에 위배되는지를 심사해 달라고 유럽사법재판소에 청구했었다. OMT는 ECB가 유로존 국가들의 1~3년물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무제한 매입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대형주의 부진이 예상되나, ECB 양적완화 이슈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ECB 통화정책회의의 결과는 오는 23일 새벽에 한국에 전달된다. 때문에 ECB 기대감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우려 및 안전자산 선호심리 등이 교차돼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매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순이익 전망치(15일 기준)는 20조2000억원으로 전주 대비 2.0% 하락했다. 오는 22일 실적을 발표하는 현대차의 순이익 추정치는 2조200억원, 23일 예정인 기아차는 8189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각각 0.02%와 0.05% 하향조정됐다.

이밖에 22일에 KCC 대림산업 LG생활건강 현대건설, 23일에 대한항공 삼성물산 현대글로비스 등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는 ECB 회의에서 변곡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를 발표할 경우 유로·달러 환율, 주식시장, 원자재시장 등에 변곡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인덱스의 구성 통화 중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고 있고, 스위스프랑도 최저환율제 폐지로 강세를 보여 투기자본이 공격할 수 있는 통화가 유로화 하나로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안정적 투자종목군 선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부양책과 중국 내수시장 확대 과정에서 성장성이 나타나고 있는 화장품 음식료 미디어 게임 등 수출형 내수주에 관심을 지속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최근 금융위원회가 '창조적 금융생태계 활성화' 방안으로 180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콘텐츠 의료 등 ICT 관련주도 관심"이라고 했다.

또 지주회사 규제 완화 및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수혜, 배당성향 상향 등이 투자매력을 높일 전망이라 지주회사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편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스위스발(發) 환율 악재에 1880선으로 후퇴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에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이어갔고, 자동차·IT 등 수출 관련주(株)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01포인트(1.36%) 내린 1888.13으로 마감했다. 6거래일 만에 다시 1900선 밑으로 추락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