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후계구도 급변] 한국 롯데까지 넘보던 장남에 신격호 회장 大怒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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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의 지분 매입을 뜻 거스른 '항명'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신동빈 회장, 日 롯데도 승계 가능성 거론
"兄해임 사전에 알고있었다"
신동빈 회장, 日 롯데도 승계 가능성 거론
"兄해임 사전에 알고있었다"
9일 아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 소공동 본사 정문에 나타나지 않았다. 신 회장은 평소 오전 8시30분께 정문을 통해 출근하지만, 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상사 등 일본 롯데 계열사 임원에서 해임된 사실이 알려진 지난 6일부터는 취재진의 눈을 피해 지하 주차장에서 연결된 통로를 이용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무렵 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 고위 임원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숙소 겸 집무실로 쓰고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신 부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마저 해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 장남에게 ‘경고’
롯데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회사 내 모든 직위에서 해임돼 배경과 후계구도에 미칠 영향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부회장은 그간 롯데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계열사인 (주)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의 임원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주)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의 임원에서 해임됐고 지난 8일에는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마저 물러났다. 일본 롯데 내 모든 임원직을 상실한 것이다.
일본 롯데는 물론 한국 롯데도 신 부회장의 해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이 ‘사임’한 것이 아니라 ‘해임’됐다는 점에서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과 일본 재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해임 배경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일본 롯데의 실적과 사업 확장이 부진한 점을 들고 있다. 국내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그간 일본은 형이, 한국은 동생이 이끌어 왔는데 일본 롯데의 성장세가 한국에 못 미치자 신 총괄회장이 신 부회장에게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롯데의 연 매출은 6조원 수준으로 연 매출이 80조원을 넘는 한국 롯데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대로’한 사건이 있었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 롯데제과 주식을 일곱 차례에 걸쳐 사들이며 지분율을 3.69%에서 3.92%로 높였다. 일본의 한국 기업인 사이에서는 신 부회장이 이처럼 알려진 주식 매입 외에 별도의 우호 지분까지 확보하다가 이를 알게 된 신 총괄회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설이 돌고 있다. 한 국내 기업의 일본지사 관계자는 “신 부회장의 지분 매입이 일본은 장남, 한국은 차남으로 나눠 놓은 아버지의 뜻에 ‘항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남 신 회장, 후계 경쟁 유리
이번 신 부회장의 해임으로 신 회장과의 후계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 회장이 규모가 훨씬 큰 한국 롯데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일본 롯데를 맡고 있는 신 부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국내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신 부회장이 일본 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남에 따라 신 회장이 후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 롯데의 경영까지 총괄하는 ‘대권’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신 부회장이 해임될 것이란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형제는 한국과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비슷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지분율은 신 회장이 13.46%, 신 부회장이 13.45%로 차이가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롯데제과는 신 회장이 5.34%, 신 부회장이 3.92%를 갖고 있다. 롯데푸드 지분율은 두 형제가 모두 1.96%로 같다.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신 총괄회장이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이 누구에게로 향하느냐에 따라 후계 구도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0.93%), 롯데제과(6.83%), 롯데칠성음료(1.3%) 등 계열사 지분을 고르게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해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도 신 총괄회장이 대주주로 알려졌다.
유승호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usho@hankyung.com
이날 낮 12시 무렵 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 고위 임원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이 숙소 겸 집무실로 쓰고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신 부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마저 해임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 장남에게 ‘경고’
롯데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회장이 회사 내 모든 직위에서 해임돼 배경과 후계구도에 미칠 영향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부회장은 그간 롯데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계열사인 (주)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의 임원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주)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의 임원에서 해임됐고 지난 8일에는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마저 물러났다. 일본 롯데 내 모든 임원직을 상실한 것이다.
일본 롯데는 물론 한국 롯데도 신 부회장의 해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신 부회장이 ‘사임’한 것이 아니라 ‘해임’됐다는 점에서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과 일본 재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해임 배경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일본 롯데의 실적과 사업 확장이 부진한 점을 들고 있다. 국내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그간 일본은 형이, 한국은 동생이 이끌어 왔는데 일본 롯데의 성장세가 한국에 못 미치자 신 총괄회장이 신 부회장에게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롯데의 연 매출은 6조원 수준으로 연 매출이 80조원을 넘는 한국 롯데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대로’한 사건이 있었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한국 롯데제과 주식을 일곱 차례에 걸쳐 사들이며 지분율을 3.69%에서 3.92%로 높였다. 일본의 한국 기업인 사이에서는 신 부회장이 이처럼 알려진 주식 매입 외에 별도의 우호 지분까지 확보하다가 이를 알게 된 신 총괄회장이 크게 화를 냈다는 설이 돌고 있다. 한 국내 기업의 일본지사 관계자는 “신 부회장의 지분 매입이 일본은 장남, 한국은 차남으로 나눠 놓은 아버지의 뜻에 ‘항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남 신 회장, 후계 경쟁 유리
이번 신 부회장의 해임으로 신 회장과의 후계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신 회장이 규모가 훨씬 큰 한국 롯데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일본 롯데를 맡고 있는 신 부회장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국내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신 부회장이 일본 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남에 따라 신 회장이 후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에 이어 일본 롯데의 경영까지 총괄하는 ‘대권’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신 부회장이 해임될 것이란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형제는 한국과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비슷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최대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대한 지분율은 신 회장이 13.46%, 신 부회장이 13.45%로 차이가 0.01%포인트에 불과하다. 롯데제과는 신 회장이 5.34%, 신 부회장이 3.92%를 갖고 있다. 롯데푸드 지분율은 두 형제가 모두 1.96%로 같다.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신 총괄회장이 보유 중인 계열사 지분이 누구에게로 향하느냐에 따라 후계 구도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0.93%), 롯데제과(6.83%), 롯데칠성음료(1.3%) 등 계열사 지분을 고르게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해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도 신 총괄회장이 대주주로 알려졌다.
유승호 기자/도쿄=서정환 특파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