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유가는 기회"…中, 원유 비축 늘리고 中南美서 자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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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원유수입 3100만t…월간기준 사상 최대
베네수엘라에 200억弗 투자·러産 수입 65% 확대
베네수엘라에 200억弗 투자·러産 수입 65% 확대
중국이 유가 급락으로 인한 산유국의 위기를 자원 확보 강화와 외교적 영향력 확대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기 하강 압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저유가를 자원 확보 기회로 삼는 국가전략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유전 공동 개발 등을 위해 베네수엘라에 2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에콰도르에 75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 원유 비축 두 배로 늘려
9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3100만t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보다 10% 많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하루평균 70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수준이다. 에너지정보회사 필립퓨처스의 다니엘 앙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기지표에 따라 원유 수입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깜짝 증가’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분도 2706만t으로 2010년(3403만t)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의 원유 수입 확대는 전략비축유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중국은 동부 연안지역인 저우산 전하이 다롄 황다오 등 네 곳에 비축유 기지를 운영 중이다. 총 비축량은 작년 11월 말 현재 1억2400만배럴로, 2013년 말(6100만배럴)의 두 배 수준이다. 중국은 비축유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하는 90일 수입물량인 6억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비축 기지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6월 이후 50% 이상 하락한 지금을 비축유 확대의 좋은 기회로 보는 것이다. ◆친중(親中) 동맹 확대
베이징에선 이날 제1회 중국·라틴아메리카 장관급 회의가 이틀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향후 5년간의 협력 계획과 베이징선언 등이 발표됐다. 하지만 최대 이슈는 유가 하락 탓에 국가부도 위기에 빠진 중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구제금융이었다. 장관급 회의임에도 직접 중국을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중국이 200억달러를 에너지 개발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국제 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7월 남미 순방 때 베네수엘라에 4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중남미에 대한 중국의 누적 투자액을 2013년 800억달러에서 2020년 25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유가 하락이 중국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블룸버그통신)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번 포럼이 세계 지정학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에콰도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이번에 75억달러의 중국 자본 지원을 약속받았다. 부도 위기 국가에 대한 중국의 자금 지원은 미국과 유럽의 입김이 강한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세계 구제금융을 주도해온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중국은 러시아의 구세주로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한 331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수입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중국은 올해 상하이에서 개장할 원유선물거래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위안화 표시로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發) 유가 반등은 힘들 듯
중국이 원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제 유가를 반등시킬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기 하강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비축유 확대 이외의 수요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내 원유 생산능력이 줄고 있어 이미 60%에 달한 원유 수입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원유생산 지역인 다칭은 생산 규모가 지난해 4000만t에서 2020년 32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화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최근 마련한 중장기 에너지개발전략에서 2020년까지 남중국해에서 연간 1000만t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전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중, 원유 비축 두 배로 늘려
9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3100만t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보다 10% 많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하루평균 70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한 수준이다. 에너지정보회사 필립퓨처스의 다니엘 앙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기지표에 따라 원유 수입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며 ‘깜짝 증가’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중국의 원유 수입 증가분도 2706만t으로 2010년(3403만t)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의 원유 수입 확대는 전략비축유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중국은 동부 연안지역인 저우산 전하이 다롄 황다오 등 네 곳에 비축유 기지를 운영 중이다. 총 비축량은 작년 11월 말 현재 1억2400만배럴로, 2013년 말(6100만배럴)의 두 배 수준이다. 중국은 비축유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권고하는 90일 수입물량인 6억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비축 기지를 추가 건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6월 이후 50% 이상 하락한 지금을 비축유 확대의 좋은 기회로 보는 것이다. ◆친중(親中) 동맹 확대
베이징에선 이날 제1회 중국·라틴아메리카 장관급 회의가 이틀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향후 5년간의 협력 계획과 베이징선언 등이 발표됐다. 하지만 최대 이슈는 유가 하락 탓에 국가부도 위기에 빠진 중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구제금융이었다. 장관급 회의임에도 직접 중국을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마친 뒤 중국이 200억달러를 에너지 개발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국제 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직후인 지난해 7월 남미 순방 때 베네수엘라에 4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중남미에 대한 중국의 누적 투자액을 2013년 800억달러에서 2020년 25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유가 하락이 중국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블룸버그통신)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이번 포럼이 세계 지정학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에콰도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이번에 75억달러의 중국 자본 지원을 약속받았다. 부도 위기 국가에 대한 중국의 자금 지원은 미국과 유럽의 입김이 강한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세계 구제금융을 주도해온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중국은 러시아의 구세주로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한 331만t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수입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중국은 올해 상하이에서 개장할 원유선물거래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위안화 표시로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發) 유가 반등은 힘들 듯
중국이 원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제 유가를 반등시킬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기 하강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비축유 확대 이외의 수요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내 원유 생산능력이 줄고 있어 이미 60%에 달한 원유 수입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원유생산 지역인 다칭은 생산 규모가 지난해 4000만t에서 2020년 32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화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최근 마련한 중장기 에너지개발전략에서 2020년까지 남중국해에서 연간 1000만t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유전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