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IoT 시대, 完生의 조건
“I’m coming home.” 사용자가 웨어러블 스와치에 말을 하자 조명과 보일러가 켜지고, 커튼이 걷힌다. 스마트폰에 “Pick me up!”이라 말하자 주차장에 있던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해 운전자 앞에 정차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시연된 상황이다. 처음 접하는 광경은 아니지만, ‘시연’을 위한 ‘시연’이 아니라 내일 당장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만큼 일상 깊숙하게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초(超)연결사회가 열렸다. IBM 조사에 따르면 2020년께 승용차 90%는 모바일 플랫폼을 장착할 전망이다. 모바일 앱의 80%는 생성되고 삭제되기를 반복한다. 휴대전화를 통해 발생하는 데이터는 하루 평균 5페타바이트(PB·1PB=약 100만GB)에 달하고 이들은 사물끼리 통신을 주고받게 된다. 또 올해 말까지 근로자 40%가 모바일 환경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의 모바일 전략이 IoT 본격화 흐름에 맞춰 변화해야 할 때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기업의 후방 시스템과 원활하게 연계해 줄 통합 모바일 플랫폼 구축이 필수다. 초연결사회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일하는 방식에 변혁을 가져왔다. 하지만 기업은 모빌리티 구현을 위해 우후죽순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만 치우쳐, 관리 및 과다 비용지출 부담을 안고 있다. 다양한 이용객을 수용하기 위해 생성되는 앱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는 과거에 통신사의 콘텐츠 개수가 많아지면서 차별화된 시장 경쟁력 확보와 폭발적으로 증가한 관리 비용의 감소를 위해, 선별된 내용으로 마스터 콘텐츠 프로바이더를 고민했던 사례와 유사하다. 공통 인터페이스를 갖춘 통합 플랫폼이 필수인 이유다.

둘째, 촌각을 다투는 의사결정이 늘어나, 이를 지원할 과학적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폭증하는 데이터로 인해 전송과 저장 시 과부하를 피할 수 없다. 데이터의 중요도를 신속히 구분하는 것과 데이터를 현장에서 분석해 얼마나 빨리 연계된 기관이나 시스템에 통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과거의 분석 방식과는 다르게 기업 내에 저장돼 있는 인구통계학적, 보유 상품별 등의 관리 형태 데이터 분석을 벗어나 실시간으로 소셜 플랫폼에서 회자되는 내용까지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폭넓은 데이터 분석을 가능케 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말그대로 ‘속도전’이다.

셋째, 혁명적인 IoT 시대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관점을 재정의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해야 한다. IoT 기술의 발전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 자체로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1인 고객의 사용성, 기동성 등을 고려한 상품이 출시돼야 한다. 또 다른 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와의 연계 즉, 에코시스템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IT 및 전자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소비자의 삶을 혁신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경쟁하는 이유다. 기존에는 사람과 장소를 연결시키는 정도를 고려했다면, 이제는 운전자와 자동차, 자동차와 교통 및 도로 인프라, 주차장, 신호 체계, 마트 분포도 등 일상생활의 모든 요소와 총체적으로 이어지는 연결성을 고려하고 있다.

IoT로 대변되는 초연결사회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녹아 들고 있다. 전문가들도 IoT를 산업에 변혁을 가져올 주요 기술로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탄생에서 느꼈던 생활의 편리성과 변화를 뛰어넘는 생활의 변화가 IoT이며, IoT를 통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전개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 완생(完生)으로 도약하는 2015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강학동 < 한국IBM GBS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