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직장인 P씨는 비교적 풍성한 머리카락을 유지하고 있다. 친가와 외가 모두 대머리 가족력이 있어 일찍부터 탈모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쓴 덕분이다. P씨는 20대 초부터 탈모를 초래할 수 있는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을 철저히 피하면서 지금도 정기적으로 두피관리를 받고 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탈모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탈모가 진행되어도 저절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치료를 방치했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남성형 탈모는 한번 진행되면 저절로 개선되지 않으며, 아주 심한 경우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탈모 증세가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을 비롯, 스트레스,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불균형, 내분비 이상, 약물 남용, 심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등 다양하다. 특히 대머리로 불리는 M자형 남성형 탈모는 친가 보다 외가 쪽의 탈모 유전자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친가에 대머리 가족력이 있는 남성의 경우 대머리가 될 가능성은 일반 남성에 비해 2.1배, 외가 쪽은 무려 7.5배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일으키는 특정 효소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다.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며, DHT가 모낭세포의 특정 부분과 결합하면 모낭이 점점 위축되고 탈모가 발생한다. 탈모 유전자가 있는 남성의 경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 수준이어도 5-알파 환원효소 수치가 높기 때문에 DHT를 과다 생성해 탈모가 나타나는 것이다.



남성형 탈모는 탈모를 유발하는 생활습관이나 식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을 개선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예방법이 없다. 때문에 탈모가 발생하면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탈모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탈모 초기에는 두피 관리와 약물 요법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탈모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 개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람의 피부는 오래된 털이 빠지고 새로운 털이 자라는 과정이 매일같이 반복되는데, 하루에 약 50~7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면 정상이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거나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가 넘는 경우, 두피가 가렵거나 이전보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는 경우, 이마 헤어라인이 점차 올라가거나 가르마 부위가 넓어지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



탈모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이미 가늘어지고, 빠져버린 머리카락을 복원하고, 추가적인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건강상태와 함께 두피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피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산소치료, 두피 혈액순환과 세포 활성화를 위한 고주파 온열치료, 모근을 강화하는 약물로 모발성장을 촉진하는 메조테라피 주사치료 등이 있다.



탈모가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모발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모발이식은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의 머리카락을 채취해 머리 숱이 부족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옮겨 심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다른 사람이 이식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워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이식 후 약 3주에 걸쳐 심은 머리의 60~70%가 빠진 후 3개월 이후부터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이식된 모발의 생존율은 평균 80~90% 이상이다.



모발이식은 남성형 탈모 등 유전성 탈모 환자에게 효과적인 시술 방법이다. 여성들의 헤어라인 교정이나 눈썹, 구레나룻 등 무모증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면역기능의 저하 등 병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원형탈모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구모발이식병원인 우리들의신경외과 김정득 원장은 "탈모 치료는 시기를 놓칠 경우 탈모 속도가 더욱 빨라져 모발이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머리카락 빠지는 개수가 점차 늘면서 가늘어지고 힘이 옅어지면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서둘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익경기자 ikj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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