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벤처首長 유력한 정준 "스톡옵션 稅혜택 늘려야 인재 유치"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차기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유력한 정준 쏠리드 사장(사진)은 8일 “2000년대 초 벤처붐이 꺼지면서 폐지했던 각종 벤처육성 정책이 최근 다시 부활하는 것을 보면 부작용에 과민반응했던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보기술(IT)버블 붕괴 후 스톡옵션 관련 규제와 코스닥 상장 규정을 대폭 강화했던 정부가 최근 창업 및 투자 관련 각종 규제를 다시 없애고 있는 현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 사장은 수석부회장이 차기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벤처기업협회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 사장은 영양제와 같은 벤처육성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약에는 진통제가 있고, 영양제가 있다”며 “영양제는 당장 병을 치료하진 못하지만 체질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이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융자와 투자의 차이에 빗대 설명했다. 정 사장은 “아내들이 가장 많이 반대하는 게 남편의 창업과 국회의원 출마인데 잘못하면 경제적으로 파산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분위기를 바꿔줘야 한다고 했다. 창업자가 나 홀로 책임지는 융자보다 투자자와 책임을 분담하는 투자방식의 창업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그는 “스톡옵션도 세제혜택을 주는 한도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대폭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이 잘못됐을 때의 손실과 성공했을 때의 혜택을 비교했을 때 혜택이 커야 유능한 인재들이 창업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이런 제도 개선 없이 기업가 정신 교육을 한다고 인재들이 창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현재 중소기업 정책은 산업정책과 사회정책이 혼재돼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저소득층 지원하듯 한계기업을 돕는 정책과 중소기업을 육성 지원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정책이 뒤섞여 있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 하도급업체를 지원하는 것은 결국 대기업을 지원하는 것인데 국내 연구개발(R&D) 예산 상당액이 그런 기업에 들어가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히든챔피언과 대기업 하도급업체와의 지원 차별화 필요성도 주장했다.

안재광/추가영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