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대신 또 고무공…손 아닌 몸통 회전이 핵심
오른손은 힘 빼고 가볍게 접시 받치는 느낌으로
머리를 꽉 잡아두면 목·어깨 굳어져 회전 어려워

설레는 마음으로 연습장에 들어섰지만 또 클럽 대신 고무공을 잡는 신세가 됐다. 처음부터 클럽을 들면 자신도 모르게 손목을 이용해 스윙 자세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 먼저 고무공으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오른손은 거들 뿐

공을 던진 뒤 팔을 쭉 편 채 멈추면 그 자세가 ‘백스윙 톱’이다. 과연 이 동작을 몇 번 반복하고 클럽을 잡자 몸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클럽의 무게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볼 던지기는 백스윙에서 치킨 윙 동작(오른팔이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골퍼에게 특효약이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처음 클럽을 뺄 때는 헤드가 바닥에 붙어가듯 공과 일직선상을 유지한다. 그러다 어깨와 몸통을 틀면서 공을 던질 때처럼 클럽을 쭉 밀어올리면 된다.
“백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오른손으로 스윙을 만들면 안 된다는 거예요. 오른손에 힘을 빼고 가볍게 접시를 받쳐 든다는 느낌을 가져야 합니다. 오른손은 거들 뿐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오른손에 힘을 써서 스윙을 억지로 만들면 테이크어웨이 자세에서 클럽 페이스가 닫히고 백스윙 톱에서는 치킨 윙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면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 정확한 스윙을 할 수 없고 뒤땅이 나오게 된다.
○오른쪽 허벅지 안쪽이 중심축
두 번째로 신경 써야 할 것은 머리의 움직임이다. 백스윙 톱 자세를 취하자 신 프로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보라고 했다. 어느새 목에 잔뜩 들어간 힘을 빼기 위한 것이었다. 머리를 흔들어 힘을 빼자 왼쪽 어깨를 더 많이 돌릴 수 있었다.
“머리를 한 곳에 꽉 잡아둘 필요는 없어요. 아마추어 골퍼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인데, 이러면 어깨까지 굳어서 유연하게 몸을 회전시킬 수 없습니다. 당연히 비거리도 안 나오죠. 백스윙을 할 때는 목에 힘을 빼고 몸의 움직임을 따라 머리를 어느 정도 움직여도 괜찮아요. 시선은 백스윙 톱에서 공의 밑부분을 본다는 느낌이면 좋습니다.”
한참 상체의 움직임에 신경 썼더니 이번엔 하체가 무너졌다. 백스윙을 하면 왼쪽 다리가 펴지면서 몸 전체가 오른쪽으로 들리는 것이 문제였다. 하체가 단단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당연히 안정적인 스윙도 할 수 없다.
“양쪽 발과 하체를 단단히 잡아둔 상태에서 몸의 꼬임을 느끼며 백스윙을 올리면 오른쪽 허벅지와 오른발 안쪽에 힘을 주게 됩니다. 하체는 버티고 상체는 최대한 꼰다는 느낌으로 하세요. 이 느낌을 잘 유지해야 강하고 안정적인 스윙을 할 수 있습니다.”
신 프로는 다시 기초를 강조했다.
“지금부터는 어드레스 자세나 백스윙 도중 허리가 굽거나 그립을 잘못 잡지 않도록 매번 확인하면서 연습하세요. 잘못된 자세에서 습관이 몸에 배면 정말 고치기 어렵거든요. 골프계에는 ‘빠른 백스윙을 하는 골퍼 치고 일류 선수는 거의 없다’는 금언이 있어요. 거울이 있는 곳에서 천천히 자세를 보면서 백스윙을 연습해보세요.”
글=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