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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고발에 '속 시끄러운' 중견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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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스, 내부 제보로 회계법인이 조사
    참엔지니어링, 임직원이 횡령 혐의로 회장 고발

    대기업 비해 오너 영향력 커 내부 비리 적발 적었지만
    투명경영 바람불며 고발 늘어…경영권 흔드는 수단 악용도
    알짜 벤처기업들이 내부고발로 휘청거리고 있다. 전자저울 국내 1위 기업 카스를 창업한 김동진 사장은 내부 직원의 제보에서 시작된 조사가 횡령 혐의로 이어져 최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또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참엔지니어링의 한인수 회장은 내부 임직원의 검찰 고발로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정부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내부고발에 '속 시끄러운' 중견기업들
    ○카스, 내부고발자 외부감사인에 제보

    김동진 카스 사장의 횡령 혐의는 익명의 내부자가 작년 9월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삼정KPMG에 제보하면서 불거졌다. 이 내부자는 2013년 이전에 발생한 회계 문제점을 지적한 자료를 삼정KPMG에 넘겼다. 삼정은 이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소명을 요구했다. 회사 내부자가 회계법인에 부정을 제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카스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사건을 덮고 넘어가지 않고 ‘제3의 기관을 통한 객관적 조사’를 결정했다. 법무법인 지평과 회계법인 삼일PwC에 조사를 의뢰한 것.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내부자의 제보가 회계법인의 공식 조사로 이어져 공표까지 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삼일PwC는 회계처리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회사에 통보했다. 카스는 이 보고를 근거로 김 사장이 11억원가량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고 작년 말 공시했다. 카스 관계자는 “경비를 쓰고 영수증 처리가 일부 안 된 부분이 있지만 회삿돈을 대규모로 빼돌린 중대 횡령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작년 12월31일 김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놔야 했다.

    1983년 설립된 카스는 전자저울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국내 1세대 벤처기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터키 인도 폴란드 등에도 생산설비를 보유 중이며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70%에 달한다. 2013년 매출 1316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거뒀다.

    ○참엔지니어링, 오너·전문경영인 분쟁

    참엔지니어링은 디스플레이 패널 불량을 감지해 레이저로 복구하는 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다. 2013년 1359억원의 매출, 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알짜’ 기업이다. 하지만 참엔지니어링 임직원들은 최근 대주주인 한인수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사 임직원 7명은 지난달 중순 한 회장이 29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가 있다고 고발장을 제출한 데 이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회장이 기업 사냥꾼한테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하자 한 회장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뒤 다시 회사로 복귀해 자산을 매각하려 한다는 게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이에 대해 한 회장 측은 일부 임직원이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반박했다.

    ○경영권 분쟁 빌미란 지적도

    그동안 내부고발에 의해 중소·중견기업의 비리혐의가 공개되는 일은 흔치 않았다. 경영에 문제가 있더라도 창업주나 최고경영자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내부고발자에 의해 비리혐의가 제기되고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 벌어짐에 따라 투명한 경영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1세대 벤처기업인은 “회사가 커지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투명경영을 해야 한다”며 “기업인들이 사업만 하다 회계 문제를 잘 챙기지 못했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론도 있다. 한 중견기업 사장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십이 흔들리고 내분이 있으면 꼭 나오는 게 비리혐의”라며 “일부 세력은 이를 악용해 경영권을 흔드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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