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빅3 불출마 촉구·거취표명 유보…합종연횡도 관심

새정치민주연합 당권경쟁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지만 유력 주자들이 '눈치작전'을 펴며 탐색전에 치중, 경쟁구도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이른바 당권 유력주자 '빅3'는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나란히 비대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전당대회에 나설 인사들이 전대의 룰을 결정해서는 곤란하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정작 전대 출마선언에 대해서는 다른 후보들의 동향을 살피며 저울질만 할 뿐 선뜻 입장표명을 않고 있다.

정 의원은 기자들이 출마 선언 시기를 묻자 "결심을 해야 선언을 하는데, 아직 고심하고 있다"면서 "룰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룰이 나와야 시험을 볼지 말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실상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적으로 이를 선언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박 의원은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기 전 CBS 라디오에 출연, "출마 여부는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아직 비대위원인데 신상 문제를 먼저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기자들에게 캠프 구성 여부에 대해 "의원실을 기지로 삼아도 되지 않나"라고 하면서도 "전대 후보등록일인 이달 말까지 (출마 여부를) 선택하겠다"며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당 대표 선출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김부겸 전 의원의 결정에 따라 후보들의 행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빅3'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본인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당내 재선그룹과 원로그룹 쪽에서도 '빅3'를 향해 불출마를 권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충정은 이해하지만, (출마 여부는) 제가 생각해 결정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문 의원도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문제는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거리를 뒀다.

당내 일부에서는 중견 리더인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이나 김부겸 전 의원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하며 '간보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의원들의 움직임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우선 '86세대' 대표주자격인 이인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의원에 대해서는 고 김근태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을 비롯해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전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당대표와 최고위원) 양쪽 출마 가능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며 "어느 쪽에서 역할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김영환·박주선·김동철 의원도 단일화를 추진하는 만큼 후보들간 추가 합종연횡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