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중소형株 과매도…저가매수 해볼만
최근 주식시장에선 차익실현을 위해 중소형주를 매도한 후 낙폭이 컸던 대형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규모 신규 상장이 연말에 집중돼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SDS, 제일모직 같은 대형주 신규 상장이 잇따르다 보니 매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 중소형주를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대주주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차익매물도 중소형주에 몰리고 있다. 한국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지만 대주주로 간주되면 세금을 부과한다. 코스피 종목은 지분율 2%,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간주된다. 코스닥 종목은 지분율 4%, 보유금액 40억원 이상의 경우 해당된다. 대주주 해당 여부는 연말에 평가한다. 이 때문에 그 전에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투자자가 많으며 그 대상은 중소형주가 대부분이다.

연기금의 대주 물량 회수도 원인으로 꼽힌다. 연기금은 일반인들의 공매도를 돕기 위해 주식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런데 올 한 해 국내 주가지수가 지지부진해 연기금은 주식 목표 수익률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연말에 빌려줬던 주식을 거둬들여 주가지수를 부양하고자 할 것이다. 그동안 주로 공매도 대상은 경기민감 대형주였다. 이 같은 이유로 주식 반환을 위한 매수세가 대형주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수급으로 인한 주가 흐름은 오래갈 수 없다. 지금은 경기민감 대형주들이 낙폭을 만회하고 있지만 이들 종목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 결국 내년 증시의 관심은 올해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줬던 신성장동력 및 배당가치주로 되돌아 올 것이다. 따라서 연말까지 이들 종목이 수급적인 이유로 과매도될 때마다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김학주 <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