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규모 가장 작지만 생산단가 낮아
고도화 비율 가장 높고
찌꺼기 연료로 비용 낮춰
원유 수입 다변화 효과도
이 회사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경쟁사보다 원유정제 설비 규모가 작지만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값이 싼 벙커C유 등 중질유를 다시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를 생산하는 고도화 물량이 하루 14만3000배럴에 이른다. 하루 원유 정제량(39만배럴) 대비 고도화 시설에서 생산하는 비율인 고도화 비율은 36.7%로, 이 부문 업계 1위다. 정유사는 이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생산 비용을 낮춘 것도 힘이 됐다. 이 회사는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원유정제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찌꺼기인 코크스를 연료로 증기와 전기를 만들어 공장을 돌리는 보일러 2대를 2년 전부터 가동하고 있다. 저유황 중유(벙커C유)를 쓸 때보다 비용을 50%가량 낮출 수 있어 연간 수백억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내고 있다.
원유 도입을 중동에만 의존하지 않고 남미와 북해산 현물을 낮은 가격에 사들여 원가를 낮추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하는 원유는 50여종이지만 현대오일뱅크는 80여종으로 훨씬 다양하다. 유황 등이 많아 정제가 까다롭지만 값이 싼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최신식 정제 설비를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회사 관계자는 “셸과 합작한 윤활기유 공장이 하반기 가동을 시작해 수익기반이 더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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