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자금은 환차익 등을 노리는 단기성 자금인 핫머니 성격이 강한 만큼 급격한 유입과 유출은 국내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엔 캐리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마녀’로 불리는 까닭이다.

특히 100엔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엔 캐리 확대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본 양적 완화 정책으로 엔 유동성이 급증하고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엔 캐리 트레이드 확대는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 캐리 자금이 한국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 자산을 사기 위해 엔화를 파는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엔화 약세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들로서는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수개월간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파는 것과 달리 일본은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며 “원·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핫머니가 대량으로 유입되거나 빠져나가는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호/허란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