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업] 라이프리버 "돼지 간세포로 만든 '인공 肝'…이식 기다리는 환자 생명줄 되죠"
“세계 최초로 인공간 상용화 시대를 열어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달 급성 간부전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진 54세 남성 환자의 간기능을 바이오 인공간을 이용해 3일 동안 안정화한 뒤 뇌사자 간이식을 통해 최근 환자를 정상 퇴원시켰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바이오 인공간을 국내 처음 개발한 회사가 경기 용인에 있는 라이프리버(회장 진양곤·사진)다. 진양곤 회장은 “국내에서 인공간 상용화 시대를 앞당기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바이오 인공간은 돼지 간세포를 이용해 환자 혈액에 축적된 독성 물질을 제거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혈액응고인자 등을 공급하는 ‘간기능 보조장비’를 말한다.

진 회장은 “기약 없이 간이식을 기다리는 급성 간부전 환자들에겐 인공간이 생명을 지탱하는 유일한 의료장비”라며 “추가 임상연구로 바이오 인공간의 성능 향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선박 구명정과 유리강화섬유 에폭시(GRE) 파이프를 생산하는 에이치엘비 대표다. 그가 인공간 사업에 뛰어든 것은 연구개발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라이프리버를 인수한 2009년부터다. 그는 회사가 미국과 중국에서 인공간 특허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자 자신이 소유한 디스플레이 부품업체인 하이쎌을 지난해 매각해 확보한 자금을 급성 간부전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시험 비용에 쏟아부었다. 지금까지 들어간 투자금만 120여억원에 이른다.

그는 “라이프리버를 인수한 이후부터 마음 편히 자본 적이 없다”며 “환자의 간기능을 최소 2주 동안 되살려 연간 400명 이상의 간이식 대기자들에게 생명 연장의 기회를 주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체줄기세포를 사용해 간기능을 대신하는 인공간 시스템 연구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초 박정극 동국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성체줄기세포(제대혈)를 이용해 인체 간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도 취득했다.

진 회장은 “미국 중국 제약사· 병원과의 제휴를 통해 3조원 규모의 세계 인공간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