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의 확산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10년 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원동력이다. 국내 아웃도어 의류 시장은 내수시장의 성장 둔화와 가격 거품에 대한 논란에도 2009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2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웃도어 의류의 기능성은 정말 뛰어날까. 한국스포츠개발원이 누구나 한 벌쯤은 가지고 있을 ‘아웃도어 재킷’의 소비자 프로파일 조사와 각 브랜드가 내세우는 기능성 원단을 중심으로 한 제품 분석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아웃도어 재킷’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최근 3년 이내에 아웃도어 재킷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한 프로파일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28.9%가 ‘노스페이스’를 선택해 1위를 차지했다. 노스페이스는 최근에 구매한 아웃도어 재킷 브랜드를 묻는 항목에서도 18.0%를 기록, 인지도와 구매도 모두 가장 높은 브랜드로 조사됐다.

대표적 국내 브랜드인 K2와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등은 인지도와 구매도에서 각각 약 10% 이상을 차지하면서 외국산 공습으로 치열해진 아웃도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 기준은 착용감-디자인-내구성 順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재킷의 실용성과 품질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 재킷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착용감, 디자인, 내구성 순으로 꼽혔다. 연령별로는 패션에 민감한 20~30대는 디자인을, 40대와 60대는 착용감, 50대는 원단(기능성)을 핵심 구매요인이라고 답했다. 아웃도어 재킷을 입는 목적으로는 등산이 46.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일상생활’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36.9%로 집계돼 아웃도어 재킷을 일상복 개념으로 이해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가격 높다고 기능성 보장하진 않아

각 브랜드가 자체 개발한 원단의 3대 기능성(발수도, 내수도, 투습도)을 측정해 가격 대비 성능을 비교한 결과, 가격이 높다고 뛰어난 성능을 보장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쌀수록 기능성이 뛰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대와 다른 결과다.

대표적인 국산 브랜드 블랙야크와 코오롱스포츠가 각각 자체 개발한 소재인 ‘야크테크’와 ‘아토텍’등은 기능성 시험 전반에 걸쳐 고어텍스 못지않은 성능을 보였다. 기능성 시험에 사용된 고어텍스가 일반 등급이었던 점을 감안해도 국산제품의 가격이 고어텍스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국산 제품이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5회 세탁 후의 내수도(저수압법) 성능 변화에서는 오히려 고어텍스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해외 브랜드의 경우 높은 값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싼 국내 브랜드보다 기능성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국내 판매가가 해외보다 비싸

백화점, 로드숍 등에서 파는 아웃도어 재킷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전반적으로 국내 판매 가격이 해외에 비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제품 중 파타고니아(M’s Torrentshell Stretch Jkt)는 해외 6개국(미국,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중국) 평균 가격 대비 국내 가격이 23% 정도 비쌌다. 아크테릭스와 노스페이스 제품도 각각 15%, 9%가량 비싸게 판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스포츠개발원 관계자는 “아웃도어 재킷이 주로 전문 매장이나 로드숍에서 팔리는 점으로 볼 때, 오프라인 시장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스포슈머 리포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소비자들에게 스포츠용품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컨슈머 리포트다. 국내외 스포츠, 레저, 아웃도어용품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 프로파일, 기능성 비교 시험, 가격 조사 등을 진행해 발표한다. 웹진 http://sposumer.spois.or.kr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