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가 뜬다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 방송과 통신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융합되면서 각종 콘텐츠의 유통·소비 방식이 다변화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생산자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인터넷TV(IPTV) 등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를 통한 주문형비디오(VOD)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가 웹드라마다. PC 웹과 모바일에서 소비되는 편당 10분 정도 분량의 콘텐츠다. 올해만 해도 ‘후유증’ ‘러브 인 메모리2’ ‘뱀파이어의 꽃’ ‘꿈꾸는 대표님’ ‘출중한 여자’ 등이 시청자를 만났다. 최근 종방한 ‘간서치열전’(사진)은 첫 편 공개 이후 130만건의 조회 수를 돌파했고, 지난 2일 첫 공개된 ‘연애세포’는 단기간 내 조회 수 300만건을 넘어섰다.

본래 웹드라마는 제작비 부족과 유통 채널의 한계로 정규 편성이 어려웠던 작품의 진출 통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획 단계부터 웹드라마를 염두에 둔 작품이 늘고 있다. 그야말로 드라마 콘텐츠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한 웹드라마 제작팀 관계자는 “드라마 방송의 활로가 제한적이다 보니 제작 여건을 갖춘 제작사 측에서는 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었다”며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가속화하는 시점에 웹드라마는 드라마 콘텐츠 제작·유통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웹드라마를 서비스하고 있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최근 동향에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네이버 TV캐스트 관계자는 “웹드라마는 잠재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지난해 웹드라마 서비스를 본격화한 이후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작품의 가시적인 성과만 놓고서 웹드라마의 성공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웹드라마 역사가 길지 않은 터라 방송사 기반 드라마와 비교해 콘텐츠 제작 노하우가 부족한 탓이다.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광고와 간접광고(PPL)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송사 드라마와 달리 웹드라마는 자금 조달과 수익 창출이 쉽지 않다. 포털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의 앞뒤로 광고가 붙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과 분배해야 한다.

웹드라마 제작이 본격화되면서 이런 수익구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뒤따르고 있다. ‘연애세포’의 관계자는 “웹툰의 ‘미리보기’처럼 다음 회 방송분을 유료로 먼저 공개하는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장기적으로는 웹드라마의 유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국 한경 텐아시아 기자 realjuki@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