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산업 직원들이 아반떼 등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차량의 운전석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울산=민지혜 기자
덕양산업 직원들이 아반떼 등 현대자동차에 납품하는 차량의 운전석 모듈을 조립하고 있다. 울산=민지혜 기자
울산 산업단지공단의 생산액은 지난해 200조원, 수출액은 900억달러(약 96조750억원)에 달했다. 전국 산업단지 생산액의 19.1%, 수출액의 20.2%를 차지하는 최대 국가산업단지다. 화학 자동차 조선·플랜트 기업이 모여 있는 울산·미포 산단과 정유 펄프 비철금속 등이 자리잡은 온산 산단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자동차만 29조원어치를 만들었고 조선은 28조원, 석유화학은 107조원어치를 생산했다.

○유일기술 갖춘 기업 육성

'굴뚝 메카' 울산, 친환경·복합소재 날개 단다
울산 산업단지에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굵직한 대기업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기술로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도 많다.

40년 전 온산단지 1호 기업으로 입주한 고려아연(당시 석포제련소)은 아연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아연, 금, 은, 연, 동 등 18종의 비철금속을 연간 100만t가량 생산하고 있다.

원자재에서 18종의 비철금속을 추출하고, 남는 폐기물이 제로에 가까운 것이 고려아연의 경쟁력이다. 올해 3분기 1조2762억원 매출에 18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성수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상무)은 “아연뿐 아니라 은, 금 등 최근 가격이 뛰고 있는 비철금속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품인 ‘솔더볼’을 만드는 덕산하이메탈은 지난해 1243억원의 매출로 국내 솔더볼 시장의 70%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울산 산단공의 연구개발(R&D)지원을 4년에 걸쳐 8억원가량 받았고, 매년 매출의 약 6~7%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오금술 덕산하이메탈 사업부장(전무)은 “산단공 지원금으로 솔더볼 품질을 높인 ‘코어 솔더볼’과 ‘로우알파솔더’라는 합금소재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테마클러스터 집중 육성

울산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테마 클러스터’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작한 탄소복합소재 테마클러스터는 금속보다 강도가 세고 무게가 가벼운 탄소복합소재를 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최수정 산단공 울산 지사장은 “탄소복합소재의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해 바베스토 등 자동차 부품 관련기업 20여개를 묶어 올해 5억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친환경 뿌리산업 테마클러스터’는 청정 주조기술을 이용한 클린디젤 자동차 부품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이다. 동남정밀 주관으로 오성테크 유창파워텍 등 10개 기업과 울산대 산학협력단이 참여하고 있다.

○생태산업단지 사업 활발

울산 산업단지는 개별 기업이 투자할 수 없을 만큼 규모가 크거나 여러 곳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업을 ‘돈 되는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생태산업단지(EIP)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팀하이웨이’ 사업이다. SK케미칼이 제조공정 중 발생하는 잉여열(스팀)을 인근 SK에너지로 보내 활용하게 한 것이다.

김정훈 울산 산단공 EIP사업단 과장은 “화석연료를 연간 4900만t 절감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10만t가량 아낄 수 있는 데다가 사업성도 있다고 판단해 배관을 설치, 올해 1월부터 두 기업이 스팀 매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성암 폐기물소각장 잉여열을 효성이 구입해 연간 32억원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고려아연이 한국제지에 이산화탄소를 판매(연간 34억원)해 수익을 올리는 것도 EIP사업단의 연구 성과다.

최수정 지사장은 “테마클러스터, EIP사업단과 함께 신기술 융복합 연구개발단지인 울산테크노산단을 조성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