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대표로 경기에 출전한 김광현의 모습. 사진=변성현 기자
지난 9월 아시안게임 남자 야구 대표로 경기에 출전한 김광현의 모습. 사진=변성현 기자
메이저리그(MLB) 진출 추진 기자회견을 열고 빅리그행을 노렸던 김광현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SK 와이번스와 김광현은 11일 오전 김광현 영입을 희망하는 구단들이 써낸 응찰액 가운데 최고 금액을 전달받았다. SK는 포스팅 금액을 확인한 직후 임원진과 실무자가 모여 회의를 시작했지만 포스팅 금액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김광현에게 포스팅 금액을 알렸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열망해왔던 김광현도 "무조건 수용해달라"는 의사를 밝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잔류마저 점쳐지고 있다.

앞서 SK는 "최고 응찰액을 제시한 팀은 늦게 공개할 수도 있지만 최고 응찰액은 바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금액조차 공개하지 못하는 상황. 이에 일각에선 "김광현의 자존심에 상처가 된 금액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SK는 14일 저녁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수용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KBO는 SK의 최고 응찰액 수용 여부를 한국시간으로 오는 15일 오전 7시 이전에 MLB 사무국에 전달한다.

한편 과거에도 포스팅 시스템 잔혹사는 있었다. 1998년 이상훈은 포스팅 금액이 60만 달러(당시 환율 약 8억원)에 불과했고, 2002년 임창용은 65만 달러(약 7억 8000만원), 진필중은 2만 5000달러(약 3000만원)였다. 이들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투수였음을 감안하면 MLB에서 한국 야구의 수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김광현과 함께 좌완투수 전성시대를 열었던 류현진은 지난 2012년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의 포스팅 비용을 한화 구단에 안겨주며 LA다저스에 진출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