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과 나눔, 사회를 가꾸는 기업의 다른 이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요 유통·식품·패션·뷰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해지고 있다. 일정 금액을 모금해 기부하는 것만 사회공헌으로 여기던 기업들이 계층별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그 도움을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세밀하게 신경쓰고 있기 때문이다.

CJ그룹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즐거운 동행’이란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손잡은 지역의 유망 중소 식품기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면 CJ제일제당이 기술 지원, 품질 관리, 유통 대행, 마케팅, 판로 개척 등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농심도 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농심은 올해 국산 농축수산물을 향후 5년간 14만1000t 구매하기로 했다. 수미감자는 수미칩과 입친구 등 감자 스낵에, 한우 사골은 라면 스프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농심은 농가와 함께 연구를 진행해 재배 기술력을 높이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임직원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신입사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3만2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의 희망배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는 임직원이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보태는 방식으로, 지난 8년간 저소득층 어린이 학비와 어린이 환자 치료비로 300억원을 지원했다. 현대백화점은 본사와 13개 점포 임직원이 참여해 매년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헌혈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회 넘게 헌혈 행사를 열었다.

대상은 임직원으로 구성된 청정원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봉사단으로, 전국 73개 시설에서 매월 1회 3시간 이상씩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전 임직원이 입사와 동시에 ‘사랑의 손길펴기회’라는 사내 봉사단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4월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하이마트 봉사단을 창단했다. 봉사단은 독거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의 다양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부서와 지사가 돌아가면서 참여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한다.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세계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롯데장학재단과 롯데복지재단은 연간 5억원을 해외 장학·구호 사업에 쓰고 있다. 롯데장학재단은 인도네시아 등 롯데 계열사가 진출한 나라의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롯데복지재단은 개발도상국의 빈민 아동들을 위한 급식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유명 봉사단체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남양유업은 사회복지법인인 한국펄벅재단과 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펄벅재단과 함께 서울 연희동 안산 도시자연공원 숲속무대에서 다문화 가정 구성원 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복 걷기대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미스터피자는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교실에서 찾은 희망캠페인’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 피자를 증정하고 있다.

문화예술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도 있다. 동서식품은 아마추어 여성 신인 문학상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을 12회째 개최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프로 작가들과 직접 만나 글쓰기 조언을 받을 수 있는 ‘멘토링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