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 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영업이익률에서 3위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및 엔저 악재 속에서도 일본 도요타와 비슷한 이익률을 보였다.
현대차는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이 8.5%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1분기와 2분기에 9%가 넘었던 이익률이 3분기에 7%대로 하락하면서 지난해보다 수익성이 다소 떨어졌지만 세계 3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BMW가 12%의 이익률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달렸다. 2위는 2분기부터 10%가 넘는 이익률을 보인 도요타로 3분기 누적으로 9.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도요타는 9.5%의 이익률로 현대차에 0.1%포인트 뒤졌지만 올해엔 엔화 가치 하락에 힘입어 순위가 올랐다. 약세인 엔화로 환산하면 이익률은 더 올라간다.
3월 결산법인인 도요타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3519억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늘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13% 급증한 1조1268억엔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반면 현대차의 수익성은 원화로 환산하면 전년 동기 대비 더 나빠진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54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57억달러)에 비해 4.1% 줄었지만 원화로 바꾼 영업이익은 5조674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7%나 감소해 폭이 훨씬 컸다.
기아자동차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률은 혼다와 같은 5.8%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포인트 낮아졌지만 세계 6위를 유지했다. 엔저 효과를 보고 있는 닛산(5.5%)보다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가운데선 독일 메이커의 수익성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3분기까지 다임러그룹의 영업이익률은 7.8%로 작년 동기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BMW도 10.8%에서 12%로 1.2%포인트 상승했다. 폭스바겐의 이익률도 5.9%에서 6.4%로 올랐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독일 업체들이 사실상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환율이라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완전경쟁에 가까운 일반 양산차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