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스틸앤리소시즈 주가가 시가총액 네 배가 넘는 4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번복하며 급락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에 들어갔다.
스틸앤리소시즈는 6일 129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지난 5일 시스랩펀드로부터 투자 유치가 불발될 수 있다는 정정공시를 낸 여파였다.
스틸앤리소시즈는 지난달 27일 시스랩펀드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운영자금 237억원에 타법인 주식 취득자금 4000억원 등 증자 규모는 총 4237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선 의문의 시각이 있었다. 스틸앤리소시즈의 시가총액은 900억원 수준으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47.86%를 모두 사들여도 500억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스틸앤리소시즈를 인수하는 시스랩펀드의 실체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없다. 시스랩펀드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이번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지난달 설립된 회사다. 시장에선 시스랩펀드가 스틸앤리소시즈를 통해 건설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인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9월1일 948원이었던 주가는 두 달 만인 10월30일 1855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전날 공시를 통해 “타법인 주식 취득을 하지 못할 경우 유상증자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으며, 성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고 번복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스틸앤리소시즈의 이상 급등락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석 달 전부터 주가와 거래량이 움직인 것 등에 대해 시세조종이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가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상에 대한 자금 출처와 투자 목적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지난 5일 정정공시를 낸 것은 유상증자 내용을 보완해달라고 당국에서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