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 논란으로 된서리를 맞은 다음카카오가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 카카오'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내놓은 신규 서비스들이 부진한 성적을 보여 '회심의 반격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오는 11일부터 국내 16개 은행과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를 시작한다.

다음카카오, 카톡 지갑서 '반전 카드' 꺼내나 … 뱅크월렛 출격 '주목'
은행 계좌와 연동된 뱅크월렛 카카오에 최대 50만 원을 충전, 한 번에 최대 10만 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카카오톡 친구끼리 회비를 걷거나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하거나 모바일 현금카드를 통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음카카오가 합병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서비스여서 뱅크월렛 카카오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새로운 서비스들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놓지 못해 분위기를 전환시킬 카드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모바일 쇼핑 어플리케이션(앱) 카카오픽과 뉴스 앱 카카오토픽은 출시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각각 10~50만, 50~100만 가량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랫폼에 실린 게임이 하루 만에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저조한 성적" 이라며 "카카오가 예전같은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그간 감청 이슈로 홍역을 치르면서 신규 서비스에 힘을 싣지 못한 측면도 있다. 서비스를 한창 알려야 할 때 회사의 모든 역량이 감청 문제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딛고 뱅크월렛 카카오가 흥행하기 위해선 보안성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용자의 카카오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피싱이나 스미싱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서비스는 보안이 생명이기 때문에 편의성과 보안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금뿐 아니라 결제에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결제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 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은 많은 가맹점을 확보해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