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차이나 쇼크'] 굴뚝산업 '중국 공포증' 확산…'제조 벤처' 투자 5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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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쉬운 모바일앱·인터넷서비스에 돈 몰려
청년창업만 집중 지원도 '투자 편식' 불러
청년창업만 집중 지원도 '투자 편식' 불러
자산 3000억원을 운용하는 한 창업투자회사는 최근 투자전략회의를 열고 장비 기계 등 정통 제조 분야는 앞으로 벤처펀드 조성을 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과 경쟁이 치열해질 분야는 위험이 크다”는 내부 토론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업종을 불문하고 기술력만 있으면 투자했는데 이젠 중국이라는 변수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 “발전 속도가 빠른 중국 제조업은 회피대상 1호”라고 덧붙였다. 일종의 ‘중국 공포증(恐中症)’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벤처투자에서 사라진 제조업
국내 벤처캐피털들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전기, 기계, 장비 분야 벤처기업에 총 1171억원을 투자했다. 연말까지 1500억원을 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9년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정통 제조업 투자는 2008년 882억원에서 2009년 168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뒤 2011년 2966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축소되기 시작, 작년에는 2297억원까지 떨어졌다. 벤처 투자 총액이 2011년 이후 작년까지 1조2608억원에서 1조3845억원으로 9.8%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전무는 “제조기업 투자 감소는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벤처캐피털 주력 투자 부문에서는 확실히 밀려났다”고 말했다.
◆“중국과 경쟁 업종 피하고 보자”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제조업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제조업에 대한 공포심이 뿌리깊게 깔렸다.
이택수 윈베스트벤처투자 사장은 “5년 혹은 10년 뒤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벤처캐피털로서는 미래에 지금보다 훨씬 성장해 있을 중국과의 경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중국과의 기술력 차이가 큰 바이오나 사물인터넷(IoT) 등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한국이 현재 앞서 있는 선박, 기계류, 석유화학, 철강, 섬유 등 제조업 대부분은 2018년 이후 중국에 뒤처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최근 벤처 투자는 바이오나 게임 문화콘텐츠 등에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 투자는 2008년 4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46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청년창업 편식도 ‘왕따’ 원인
벤처업계에선 ‘청년창업’에만 중점을 둔 정부의 지원 정책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편식’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자금을 받아 투자하다 보니 20~30대 청년 창업자들이 주로 설립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야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반면, 축적된 기술력이 필요한 제조업 투자는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석인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분야는 중국의 추격 속에서도 상당 기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라며 “이들 분야를 뒷받침할 기초 제조업이 소외된다면 한국 산업 경쟁력의 미래도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동혁/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벤처투자에서 사라진 제조업
국내 벤처캐피털들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전기, 기계, 장비 분야 벤처기업에 총 1171억원을 투자했다. 연말까지 1500억원을 넘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9년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다.
정통 제조업 투자는 2008년 882억원에서 2009년 168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뒤 2011년 2966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축소되기 시작, 작년에는 2297억원까지 떨어졌다. 벤처 투자 총액이 2011년 이후 작년까지 1조2608억원에서 1조3845억원으로 9.8%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형수 벤처캐피털협회 전무는 “제조기업 투자 감소는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벤처캐피털 주력 투자 부문에서는 확실히 밀려났다”고 말했다.
◆“중국과 경쟁 업종 피하고 보자”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제조업 투자를 꺼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제조업에 대한 공포심이 뿌리깊게 깔렸다.
이택수 윈베스트벤처투자 사장은 “5년 혹은 10년 뒤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벤처캐피털로서는 미래에 지금보다 훨씬 성장해 있을 중국과의 경쟁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중국과의 기술력 차이가 큰 바이오나 사물인터넷(IoT) 등이 주요 투자 대상으로 부각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한국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한국이 현재 앞서 있는 선박, 기계류, 석유화학, 철강, 섬유 등 제조업 대부분은 2018년 이후 중국에 뒤처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 최근 벤처 투자는 바이오나 게임 문화콘텐츠 등에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 투자는 2008년 4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46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청년창업 편식도 ‘왕따’ 원인
벤처업계에선 ‘청년창업’에만 중점을 둔 정부의 지원 정책이 벤처캐피털들의 ‘투자 편식’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자금을 받아 투자하다 보니 20~30대 청년 창업자들이 주로 설립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야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반면, 축적된 기술력이 필요한 제조업 투자는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장석인 한국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분야는 중국의 추격 속에서도 상당 기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라며 “이들 분야를 뒷받침할 기초 제조업이 소외된다면 한국 산업 경쟁력의 미래도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동혁/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